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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탐욕에 의한 인플레, 침체 막는 데 도움 될 수도"

박현경 기자 입력 05.26.2023 04:15 AM 조회 3,694
기업의 탐욕(greed)에 의한 인플레이션을 가리키는 이른바 '그리드플레이션'이 경기 침체를 막는 데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어제(25일) 보도했다.

평상시 기업들은 큰 폭의 가격 인상에 따른 소비자들의 반발을 우려하지만, 인플레이션이 만연할 경우 이를 구실로 가격을 올리고 매출 감소를 가격 인상분으로 상쇄하면서 이윤에 대해 방어논리를 펴는 경향이 있다.

유명 패션 브랜드 랄프 로렌은 제품 평균 가격을 12% 인상한 데 힘입어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1분기 실적을 내놓으면서 이날 주가가 5% 넘게 올랐다.

아베크롬비앤피치 등 일부 패션 브랜드도 유사한 상황이며, 매출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지만 제품 가격 인상과 원자재투입·물류 비용 감소로 전체 이익은 전망치를 상회했다.

또 프록터앤드갬블(P&G)·유니레버·네슬레 등 소비재 기업들은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줄었지만 지난달 가격을 10%가량 올리며 가격결정력을 보여줬다는 게 WSJ 설명이다.

미 대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대체로 발표된 가운데, 뉴욕증시 S&P500지수 상장 종목의 평균 주당순이익(EPS)은 당초 시장 예상치인 전년 동기 대비 -5.9%보다 선방한 -1.4%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WSJ은 또 투자자 입장에서는 소득분배에 대해 자본·노동간 권력투쟁의 결과일 뿐이라는 관점을 지양해야 한다면서, 기업들이 가격을 성공적으로 올려온 것은 다른 경제주체들이 계속 소비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확산 이후 강력한 소비 덕분에 실업과 예산삭감 등을 피했다면서, 기업 이윤 증가가 인플레이션에 미친 영향은 임금 상승으로 이미 지난해부터 떨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인플레이션이 기업들의 가격결정력 과시 때문에 더 높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이 덕분에 아직 침체가 오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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