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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정찰위성 탑재 우주발사체 발사 실패...‘정치적 고려’로 무리한 발사(종합)

北, 정찰위성 탑재 우주발사체 발사 실패...‘정치적 고려’로 무리한 발사(종합)

기사승인 2023. 05. 31.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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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통, 발사 2시간 30여분 만에 신속하게 실패 시인
軍 서해 어청도 서쪽 200km 해상서 발사체 일부 인양
전문가 "북한 수주내 정찰위성 재발사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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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31일 군사정찰위성을 탑재한 우주발사체를 쐈지만 실패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해군이 서해 어청도 서쪽 200여 ㎞ 해상에서 인양한 북한 발사체의 일부로 추정되는 물체./제공=합동참모본부
북한이 31일 군사정찰위성을 탑재한 우주발사체를 쐈지만 실패했다. 신형 로켓과 연료 결함이 원인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70주년 전승절(7월 27일·정전협정 체결일)을 앞두고 정치적 성과를 과시하기 위해 무리하게 발사를 강행하다 발생한 '예고된 실패'라는 지적이 나왔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9시 5분쯤 "국가우주개발국은 오늘 오전 6시 27분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예정됐던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발사했다"며 "발사된 '천리마-1'형은 정상비행하던중 1단 분리후 2단 발동기(엔진)의 시동 비정상으로 인해 추진력을 상실하면서 서해에 추락했다"고 보도했다.

또 통신은 "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에 도입된 신형발동기체계의 믿음성과 안정성이 떨어지고 사용된 연료의 특성이 불안정한데 사고의 원인이 있는것으로 보고 해당 과학자, 기술자, 전문가들이 구체적인 원인해명에 착수한다"고 전했다.

이어 통신은 "위성발사에서 나타난 엄중한 결함을 구체적으로 조사, 여러가지 부분시험들을 거쳐 가급적으로 빠른 기간내에 제2차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2시간 30여 분만에 '발사 실패'를 공식 인정한 건 이례적이다. 특히 신형 엔진과 연료에 기술적 결함이 있다고 시인한 것은 이번 발사가 기술적 준비를 완벽히 끝내지 못한 상태에서 '정치적 이유'로 발사를 강행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치적 이유로는 70주년을 맞는 전승절이 거론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최근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과 인근 제2발사장에서 공사가 비체계적인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 등을 언급하며 "체계적으로 간다기보다는 정치적 기간 내 압박을 받으면서 해야 하는 문제로 설정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6월 초순까지는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해 정치·군사적 치적을 쌓고, 전승절에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북한이 조만간 재발사를 시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홍 실장은 "상반기에 군사정찰위성발사에 실패하거나 아무것도 아닌 상태에서 지나가 버리면 하반기까지 주민들을 결속하기 위한 성과 제시가 상당히 늦게 나오게 되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책임분석관도 "북한이 신속하게 실패를 인정하고 원인을 공개한 만큼 조만간, 수주내에 또 다시 우주발사체를 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합참은 "우리 군은 오늘 오전 6시 29분경 북한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방향으로 발사된 '북 주장 우주발사체' 1발을 포착했다"며 "이 발사체는 백령도 서쪽 먼바다 상공을 통과해 어청도 서쪽 200여 ㎞ 해상에 비정상적 비행으로 낙하했다"고 밝혔다.

또 합참은 "우리 군은 오전 8시 5분경 어청도 서쪽 200여 ㎞ 해상에서 '북 주장 우주발사체' 일부로 추정되는 물체를 식별해 인양했다"며 인양한 물체의 사진을 공개했다.

군이 인양한 부유물은 1단 로켓의 일부로 추정된다. 군은 나머지 잔해물에 대해서도 수색·인양 작업을 진행 중이다. 서해상에는 수상함구조함 통영함 등 여러척의 해군 함정이 전개해 인양작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해군 함정들은 북한이 위성발사를 예고함에 따라 미리 잔해물 예상 낙하지점에 전개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나머지 발사체 잔해를 수거한 뒤 전반적인 성능과 외국 부품 사용 여부, 기술 수준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군이 인양한 북한 발사체 일부와 관련해 신 책임분석관은 "1단 로켓의 일부로 추정된다"며 "위쪽이 연료 통이고, 이게 수직으로 서 있는 것으로 볼때 밑에 무거운 게 달려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신 책임분석관은 "아래쪽에 엔진의 일부 부품까지 달려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부연했다.

이어 신 책임분석관은 "인양물 상단에 그을림이나 이런 게 없는 걸로 봐서는 2단 엔진의 점화가 안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그러면 인근에서 해저에서 추가로 위성체나 2단 로켓 이런 것들이 추가로 발견될 수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위성발사를 주장하며 발사체를 쏜 건 2016년 2월 7일 '광명성 4호' 이후 7년 만이다. 북한은 1998년 8월 31일 '광명성 1호' 이후 이번까지 일곱번째이자 위성발사를 주장했다. 이중 궤도 진입에 성공한 건 2012년 '광명성 3호' 2호기와 2016년 '광명성 4호' 등 2기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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