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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년과 달라진 美대선…‘보수 학부모’ 영향력 커졌다
2022년 미국 중간선거 당시 투표를 하는 유권자 모습 [AFP]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2024년 미국 차기 대선에서 학부모 유권자들의 표심이 중요 변수로 떠올랐다. 특히 이들은 보수적인 색채를 띠고 있어 공화당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적극 구애를 받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20년 대선에서는 존재하지 않았던 학부모 단체 ‘자유를 위한 엄마’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며 이번 대선에서 주목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규제와 교육과정에 대한 지역 교육위원회 운영 방식을 바꾸기 위해 엄마들의 풀뿌리 단체로 시작한 이 단체는 현재 10만명 이상의 회원과 275개의 지부를 둔 전국적 단체로 발돋움했다.

기부금과 기념품 판매로 운영비를 조달하는 비영리 단체로, 이들은 학교 이사회와 교육감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목적이다.

하지만 정치적 영향력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이 단체의 공동설립자인 티파니 저스티스는 지난 2022년 중간선거에서 자신들이 지지한 270명의 후보자 가운데 절반 가량이 승리했다고 밝혔다.

겉으로는 당파성을 내걸지 않고 있지만 사실상 보수 색채를 띠고 있다. 미국에선 1982년 이후 중간선거와 대선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투표율이 더 높다. 특히 여성의 3분의 1은 자신이 보수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학교에서 성이나 인종에 대한 교육은 제한하고 학교 체육에서 트랜스젠더 학생 참가를 막는 것을 교육 시스템 개혁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단체의 지부장으로, 14살 딸과 28살 의붓아들을 둔 태라 우드는 “미국의 엄마들이 미국을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들은 적극적이다. 공화당 예비 후보들은 지부장들을 비롯한 주요 구성원들과 함께 이들의 행사에 참여하고 피자를 함께 먹으며 친분을 쌓고 있다. 특히 공화당 공천대회가 먼저 열리는 아이오와주와 뉴햄프셔주,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기선을 잡기 위해 이 단체의 네트워크를 활용하려 하고 있다.

실제 공화당 대선주자인 팀 스콧 의원은 이 단체 행사에 참석해 대담을 나눴다. 디샌티스 주지사 역시 이 단체 지부장의 소개를 받으며 연단에 서는 일도 있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이오와 지부 구성원들에게 별도의 시간을 내 사진 촬영을 했으며 행사장에 특별석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들의 요구사항이 선거 공약에 포함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인종, 성정체성 등 사회적 문제뿐 아니라 경제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디샌티스 주지사가 금본위제를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을 약속한 것이 대표적이다. 금본위제 복귀는 일부 보수 경제학계가 요구하는 것으로,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정책 폐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다만 ‘자유를 위한 엄마’가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할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회원들은 그가 교육을 우선순위로 둘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반면 디샌티스 지지자들은 공립학교에서 성 정체성 교육을 제한하는 등 주정부에서 자신들이 요구하는 것을 이뤄냈단 실적을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활동은 학교 교육을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만들고 미국의 인종차별을 더 심화할 수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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