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최근 반등장서 수년 새 최고 속도로 주식 팔아"

기업·사모펀드, 5월에만 22조원 매각…작년 월평균의 배 이상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미국 증시의 대형 투자자들이 최근 주식이 반등하자 몇 년 사이 볼 수 없을 정도의 빠른 속도로 주식을 매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딜로직(Dealogic)에 따르면 주요 기업들과 사모펀드들은 지난 4월 말 이후로 240억 달러(31조원) 이상의 주식을 팔아치웠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5월에만 170억 달러(22조원) 이상이 거래되었으며, 이는 지난해 월평균 69억 달러(9조원)를 훨씬 웃돈다.

S&P 500 지수는 인플레이션을 포함한 여러 우려에도 몇몇 대형 기술주의 주도로 지난해 10월의 저점보다 20% 이상 상승하는 등 지난주 새로운 상승장에 들어선 바 있다.

주식 매도의 거의 절반은 사모펀드와 같은 대주주들로부터 나왔다.

JP모건의 미주 주식시장 책임자로 최근 다수의 대규모 매도를 이끈 케이스 캔턴은 이 신문에 가까운 미래에 거래 수준에 별 변화가 없고 "지금이 매도를 통해 일부 파트너에게 자금을 돌려줄 기회라는 견해가 있다"고 말했다.

WSJ에 따르면 대규모 매도의 출발점은 사모펀드 회사인 클레이턴 듀빌리어 & 라이스(Clayton Dubilier & Rice)가 끊었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의료 기술 회사인 애질론 헬스의 지분 약 20억 달러어치를 매각했는데, 이는 1년여 만에 가장 큰 매각 규모였다.

이어 인텔은 이번 달 자율주행 자회사 모빌아이의 주식 16억 달러어치 이상을 팔아치웠다.

이는 인텔이나 관련 은행들이 애초 계획했던 것보다 많은 물량이었다.

제너럴 일렉트릭(GE)도 분사한 GE 헬스케어 테크놀로지스 주식 약 20억 달러 상당을 매도했다.

이밖에 AIG는 지난해 분리한 퇴직 및 생명보험 사업인 코어브리지 파이낸셜의 주식 10억 달러 이상을 현금화했다.

통상 대규모 매도자는 매수자를 끌어들이기 몇 년에 걸친 후속거래(follow-on offerings)를 통해 최근 사고판 가격에 할인을 제공한다.

딜로직에 따르면 주식 수요가 많던 2020년과 2021년에는 이러한 할인율이 평균 8.4%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2022년 초 이후 평균 할인율은 약 12%로 뛰었다가 올 5월 할인율은 다시 줄어들기 시작해 8.3%가 됐다. 올 6월에는 더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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