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미국 몬태나주의 청소년을 비롯한 젊은이들이 화석 연료 사용이 젊은 세대의 미래를 빼앗고 있다며 주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몬태나주의 5세부터 22세까지의 젊은 주민 16명이 주 정부가 깨끗하고 건강한 환경을 유지·개선하는 데 실패했다며 제기한 소송 재판이 12일(현지시간) 루이스 앤 클라크 카운티에서 개시됐다고 보도했다.

대부분 산지로 이뤄진 몬태나주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하며 북서부에는 얼음에 덮인 산과 호수가 있는 글레이셔 국립공원이 있다.

소송을 제기한 젊은 주민들은 기후 변화로 인해 글레이셔 국립공원의 빙하가 줄어들고 산불 시즌이 길어지는 등 이미 몬태나주 전역에 걸쳐 기후 온난화의 영향이 확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원고 측은 주 정부의 기후 변화에 대한 무대책이 깨끗한 물에 접근하고 가족 목장을 유지하며 사냥을 계속하는 일을 위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원고 측 변호사 로저 설리번은 "몬태나의 기후 온난화는 연속적인 환경·경제적 영향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원고 중 한명인 리키 헬드(22)는 이날 법정에서 증언하며 주 동부에 있는 1만2천여㎡에 달하는 가족 목장이 가뭄과 산불, 폭염과 홍수 등 기상 이변으로 위협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 변화가 세계적 문제라는 것을 알지만, 몬태나주도 이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며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을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1972년 개정된 몬태나주 헌법에 따르면 "주와 개인은 미래 세대를 위해 몬태나의 깨끗하고 건강한 환경을 유지·개선해야 한다"고 보장하고 있으나 주 정부는 화석 연료를 지원하면서 이 책무를 지키는 데 실패했다는 것이 원고 측 주장이다.

몬태나주 정부측은 이 재판이 보여주기식이라고 맞섰다.

마이클 러셀 몬태나주 법무차관은 "몬태나주의 탄소 배출량은 차이를 만들기에는 너무 작다"며 "기후 변화는 세계적 문제로 몬태나주의 역할은 관중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간 미국 내 여러 주에서 비슷한 소송이 제기됐으나 실제로 재판이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NYT는 전했다. 지난 5월 몬태나주 정부가 법원에 소송을 기각해달라고 했으나 사건 담당인 캐시 실리 판사는 주 정부의 요청을 거부했다.

이날 열린 첫 재판에서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증가와 화석 연료와 어떻게 연관돼 있는지 등의 보고서가 검토됐다. 원고 측이 제출한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최근 보고서를 두고는 주 정부 측이 "소문"이라고 하면서 양측간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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