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미 증시 우려의 벽 직면…조만간 대규모 매도 촉발"

UBS, 알파벳 투자의견 '중립'으로 하향…골드만삭스, 테슬라 '보유'로 낮춰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올해 들어 상승세를 보여온 미국 증시에 조정 가능성을 제기하는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강세장을 이끌었던 대형 기술주에 대해서도 잇따라 투자 의견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26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올해 미국 증시 약세장을 전망해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로 꼽히는 모건스탠리의 미국 주식 담당 총괄 마이클 윌슨은 이날 미국 주식이 우려의 벽에 직면해 조만간 대규모 매도를 촉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윌슨 총괄은 보고서에서 "역풍이 순풍을 압도해 주요 방향 전환 리스크가 지금보다 높았던 적이 거의 없었다"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단기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올해 S&P500지수가 3,900선까지 하락한 뒤 내년에 4,200선까지 회복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윌슨은 올해 S&P500의 주당 순이익(EPS)이 평균 예상치 220달러(약 28만7천 원)보다 크게 낮은 185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하는 등 실적 악화를 전망했다.

또 기록적인 수준의 국채 발행과 재정 지원 감소로 인한 유동성 악화도 악재가 될 것으로 재차 강조하면서 투자자들이 경기방어주로 눈을 돌리면서 가치주가 성장주보다 수익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도이체뱅크도 지난 23일 보고서에서 S&P 500지수가 3∼5%의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지난 3월 의미 있는 조정 이후 3개월이나 지났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주가 상승을 주도했던 대형 기술주들에 대해 최근 상승 폭이 확대되면서 밸류에이션(평가가치)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면서 투자의견을 잇달아 하향 조정해 주목된다.

실제로 UBS는 이날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으며, 이 영향 등으로 알파벳 주가는 3.27% 하락했다.

UBS는 "시장 컨센서스는 알파벳 매출 성장이 조만간 11%를 웃돌 것으로 보고 있지만 1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면서, 특히 알파벳 매출은 최적화까지 시간이 필요한 생성형 인공지능(AI)과도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애플의 투자의견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도 2020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이고, 마이크로소프트도 2019년 중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다만 이들 대형 기술주는 AI의 성장잠재력과 함께 튼튼한 재무구조 등으로 여전히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최근 포드자동차 등 경쟁사들에 자사 충전시스템을 제공하고 중국의 전기차 세금 감면 등 호재로 지난 4월 말 이후 71%나 상승한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에 대해서도 시장의 경고가 나오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테슬라에 대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많은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신차 가격에 대한 부정적인 환경이 자동차부문의 비일반회계기준 총 수익에 지속해서 부담을 줄 것"이라며 투자의견을 '보유'로 낮췄다.

앞서 모건스탠리와 바클레이스도 지난 주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으로 가격 인하 압력을 받을 수 있어 실적이 부정적으로 수정될 수 있다면서 테슬라의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했다.

이에 비해 증권사들은 테슬라가 글로벌 전기차의 리더로서 강력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