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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소득 한국 2배 미국, 에어컨 없는 가구 10%, 폭염에 생명 위협

1인당 소득 한국 2배 미국, 에어컨 없는 가구 10%, 폭염에 생명 위협

기사승인 2023. 07. 31.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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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연속 43.3도 이상 기록 피닉스, 에어컨 없는 실내서 9명 사망
AP "지난해 실내 폭염 사망자 모두, 냉방시설 없어"
미 가구 10분의 1, 에어컨 없어
중앙집중식 히트펌프 설치비 3200만원
Biden Heat
18일 오후 2시 36분(현지시간) 미국 프로야구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홈구장인 피닉스 소재 체이스 필드의 전광판에 기온 화씨 113도(섭씨 45도)가 표시돼 있다.
미국에서 사상 최고의 폭염이 지속되면서 에어컨을 설치할 수 없는 최빈곤층이 생명의 위협에 처했다고 AP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는 이날까지 실내에서 9명이 사망했는데 모두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았거나 꺼져있었다. 피닉스의 최고 기온은 이날까지 27일 연속으로 화씨 110도(섭씨 43.3도) 이상으로 49년 전인 1974년의 18일 연속 기록을 깨고 역대 최장기간 폭염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 실내에서 발생한 86건의 폭염 관련 사망 사고도 모두 냉방 시설이 없는 환경에서 발생했다고 AP는 전했다.

AP는 에어컨이 한때 사치품이었지만 지금은 생존의 문제라며 미국 115개 대도시를 분석한 보스턴대학에 따르면 가장 빈곤층과 유색인종이 에어컨 없이 혹독한 더위에 직면할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설명했다.

브루킹스연구소에 따르면 미국 가구 10곳 중 1곳은 에어컨이 없으며 그 비율은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백인 가구 4%·흑인 가구 15%에서 나타나듯 소외 계층의 수치가 더 높다.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대학 연구원들은 1056개 카운티를 분석한 결과, 70% 이상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과 흑인·히스패닉·아시아계 인구가 많은 지역이 훨씬 더 더운 것으로 나타났다.

간이 에어컨
미국 워싱턴 D.C. 한 중산층 백인 가구에 설치된 창문형 간이 에어컨./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콜로라도주 덴버 거주 한 은퇴 생활자는 월 약 1000달러(128만원)의 사회보장 수당으로 약 12년을 저축해야 하는 에어컨을 감당할 수 없다며 "숨쉬기가 힘들면 응급실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수십억 달러의 연방기금이 전기·가스·수도 등 공공요금과 냉방 시스템 설치에 대한 보조금에 활당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보조금은 가장 취약한 가구 일부만 지원하는 경우가 많으며 일부는 여전히 엄청나게 비싼 초기 비용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냉난방을 위한 중앙집중식 히트펌프 시스템을 설치하는 데 2만5000달러(3200만원)가 쉽게 들 수 있다고 AP는 밝혔다. 실제 기자가 거주하고 있는 워싱턴 D.C.의 한 중산층 백인 가구에도 이 시스템이 설치돼 있지 않다. 이에 화씨 100도(섭씨 37.8도)가 넘는 무더위를 견디기 위해 창문형 간이 에어컨과 선풍기를 사용하고 있다.

2021년 미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7만430달러로 3만4980달러의 한국의 2배가 넘지만 실제 생활 수준 격차는 명목 소득 차이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7일 저소득층 가정 에너지 지원 프로그램의 확대를 강조하면서 주 정부를 통해 저소득층 가구가 공공요금을 납부할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미셸 그라프 클리블랜드 주립대 교수는 이 프로그램으로 전미 대상 인구의 약 16%만이 혜택을 받고 있다며 50개주 중 거의 절반에 가까운 주는 여름철 냉방에 대해 연방 지원금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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