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폭염 실제 사망자 수, 더 많을 듯"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미국 남부에서 극심한 폭염이 이어지면서 5개 카운티에서만 사망자가 150명 가까이 나왔다.

미국 CNN 방송은 검시관 보고서를 인용해 올해 이번 달 초까지 폭염으로 애리조나주, 네바다주, 텍사스주에서 147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됐으며 실제 사망자 수는 이것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8일 보도했다.

애리조나주 피마 카운티와 마리코파 카운티에서는 각각 64명과 39명, 네바다주 클라크 카운티에선 26명, 텍사스주 웹 카운티와 해리스 카운티에선 각각 11명과 7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이들 세 개 주를 포함한 미국 남부와 남서부 지역에서는 지난 6월 말부터 폭염이 계속됐다.

특히 애리조나주 피닉스는 6월부터 7월까지 31일 연속으로 기온이 섭씨 43.3도(화씨 110도)를 넘어 역대 기록을 경신했다.

마리코파 카운티에서는 아직 사인을 조사 중인 사망자가 312명 더 있어 폭염 관련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토네이도와 홍수로 인한 사망자보다 더 많지만, 폭염 관련 사망자를 정확하고 정기적으로 보고하지 않는 지역이 많다고 CNN은 지적했다.

데이비드 존스 하버드대 과학사 교수는 "과거 미국에서 지금보다 덜 심각한 폭염으로 더 많은 사망자가 나왔다"며 사망자 수가 과소 보고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유럽은 산불과 물난리를 겪고 있다.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포르투갈 남부 오데미라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남하해 산림 등 토지 6천700헥타르를 태웠다.

산불로 마을 19곳, 관광 숙박시설 4곳 등에서 1천400명 이상이 대피했다.

스페인에서도 지난 5~6일 남서부 카디스, 우엘바 인근과 북부 카탈루냐에서 산불이 발생해 총 1천헥타르 면적의 토지가 불에 탔다.

폭염도 계속되고 있다. 이베리아 반도의 기온은 이번 주 섭씨 40도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7일 포르투갈 산타렘에서는 기온이 섭씨 46.4도까지 치솟아 올해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북유럽 노르웨이에서는 폭풍으로 인해 25년 만에 가장 많은 비가 쏟아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폭풍이 노르웨이 남부 지역을 휩쓸면서 폭우와 산사태가 발생했고 2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노르웨이 기상청은 8일 폭우로 인해 가장 높은 적색경보를 발령하며 "많은 지역에서 이번 폭우가 25년 만에 가장 강력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르웨이 동해안과 서부 일부 지방, 트뢰넬라그주 남부에 24시간 동안 80∼100㎜의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보됐다.

폭풍으로 인해 노르웨이 전역에서 도로가 물에 잠기고 항공편이 지연됐으며 여객선 운항이 취소됐다.

덴마크, 에스토니아, 핀란드,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스웨덴 등에서도 폭풍으로 인해 정전 피해가 잇따랐다.

dy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