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형과 소송 중인 방송인 박수홍의 변호인 측이 차기 공판에 박수홍의 부모님이 증인으로 출석하는 것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9일 오후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배성중) 심리로 진행된 박수홍 형 부부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횡령) 위반 혐의 7번째 공판에서 재판부는 원고 박모 씨의 증인 신청에 따라 그들의 부모를 증인으로 받아들였다.

이와 관련 박수홍 측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존재의 노종언 변호사는 “어머니는 증인신문 대상이 아니셨기에 출석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어머니까지 수사 대상에 올리는 것은 자식으로서 참 마음이 아프기 때문에 검찰 조사 당시 어머니는 제외했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어머니가 무슨 이야기를 할 지 모르기에 저희 나름의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피고인 측 주장에 힘을 실어주실 것 같다고 예상되는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박수홍의 모친은 과거 SBS 예능 ‘미운 우리 새끼’에 출연하면서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린 인물이다.

한편 이날 공판에는 박수홍의 막냇동생 A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와 관련 노 변호사는 “박수홍 씨 막냇동생과 배우자가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했다. 박수홍 씨 막냇동생이 ‘우리 가족이 이렇게 파탄에 이른 건 다 큰형 때문이다. 우리 가족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다 박수홍 씨가 힘을 내서 우리를 위해 헌신했기 때문이다. 난 박수홍 씨를 존경한다. 누구보다 가족에게 진실했고 누구보다 효자였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을 겪으면서 박수홍과 막냇동생은 교류가 없었다. 큰형 측 사주를 받고 허위증언을 하지 않을까 걱정도 많이 했는데 재판에 나와서 진짜 진실을 밝혀줬다. 엄청난 심적 고민과 용기가 느껴졌다. 결국 용기를 내 진실을 말해줬다. 평생을 가족을 부양하면서 살아왔는데 버림 받았다고 생각하고 있다가 막냇동생의 이야기를 듣고 흐느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날 공판에서 A씨는 “과거 박수홍이 운영하던 웨딩 사업체에서 일할 당시 신분증을 빌려줬을 때 큰형이 내 명의 계좌를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계좌가 급여 계좌로 사용됐다는 사실을 몰랐으며, 큰형과 사이가 좋지 않아 8년간 만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또 A씨는 “동생들이 왜 이런 일로 고통받아야 하는지 이해 못 하겠다. 큰형은 작은형과 나를 착취의 대상으로만 여긴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큰형 측은 막냇동생 부부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큰형 측은 휴대전화 메신저 대화 내용을 증거로 제시했다. 이 대화에는 막냇동생 부부가 해당 계좌로 급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정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A 씨는 “큰형은 가부장적인 사람이다. 관계 회복을 위해 묻는 말에 답을 했을 뿐이다”이라고 답했고, A 씨 아내는 “솔직히 관심이 없었고 그냥 ‘네’라고 대답했다. 전 소득이 없고 제 통장을 큰아주버님 내외가 알아서 쓴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한편 검찰은 박수홍 형 부부가 2011년부터 2021년까지 박수홍의 매니지먼트를 전담할 때 회삿돈과 박수홍의 개인 자금 등 총 61억7000만 원을 횡령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막냇동생 부부 명의의 계좌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큰형 측은 공소사실을 대부분 부인하면서 2021년 4월과 10월 회사 법인계좌에서 각각 1500만 원, 2200만 원을 찾아 변호사 선임 비용으로 사용한 혐의만 인정하고 있다.

다음 공판은 10월 13일 오후 2시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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