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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인플레 둔화 추세 지속...연준 9월 금리동결 기대 커져
9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한 슈퍼마켓에서 손님들이 식료품을 고르고 있다. [AFP]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세를 유지하면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대비 3.2% 상승하며 시장 전망치(3.3%)를 밑돌았다. 6월 상승률(3.0%)과 비교하면 소폭 올랐다.

하지만 지난 6월 물가상승률이 전월(4%) 대비 1%포인트 떨어지는 등 하락폭이 워낙 컸던 점을 고려하면 물가 둔화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통화정책 결정 과정에서 연준이 가장 주목하는 근원 CPI도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전년대비 4.7%로, 6월의 4.8%보다 둔화됐다. 특히 3개월 연율 CPI는 3.1% 상승을 기록하며 지난 5월 5%에서 크게 떨어졌다. 지난 2021년 9월 이후 2년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로렌스 마이어 전 연준 이사는 이날 7월 물가 지표에 대해 “세상에, 믿을 수 없다”면서 “근원 인플레이션이 연준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빨리 코너를 돌았다는 것에 전혀 의심이 없다”고 밝혔다.

급격한 노동시장 냉각 없이 물가가 안정화되는 이른바 ‘연착륙’의 징후가 짙어지면서 연준이 9월 금리 동결에 나설 것이란 분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앞서 지난 4일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7월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18만7000개 증가해 전문가 전망치(20만건)를 밑돌며 노동시장 열기가 식어가고 있음을 시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물가 압력이 냉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을 저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R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에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전날 86%에서 하루만에 90.5%로 증가했다.

하지만 연준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섣불리 승리를 선언하는 것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높다. 아직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실제 최근 지정학적 요인과 이상 기후 등으로 국제 유가와 식량 가격이 요동치면서 물가 상승 불안을 다시 부채질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연준이 9월에 기준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여지를 남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연준은 지난 6월 회의에서 내놓은 점도표에서 올해 0.25%포인트 씩 총 두 차례의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한 바 있다. 연준 내부에서도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예상대로 (물가) 데이터가 나왔으며, 이는 좋은 소식”이라면서도 “하지만 그것으로 승리가 우리의 것이라고 말할 수 없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더 많다”고 밝혔다.

지난 7일 미셸 보우먼 연준 이사는 인플레이션을 연준의 목표치인 2%까지 낮추기 위해서는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밝혔고,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 총재도 “너무 빨리 인플레이션이 안정화됐다고 선언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손미정 기자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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