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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카우트 ! 왓츠 유어 ETA”…뉴진스 등장에 떼창 터졌다 [2023 잼버리 폐영식]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K-팝 슈퍼 라이브’로 대미 장식

뉴진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스카우트 ! 왓 이즈 유어 ETA, 왓 이즈 유어 ETA”

4세대 K-팝 시장을 평정한 ‘글로벌 대세’의 저력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의 대미를 장식하는 ‘K-팝 슈퍼 라이브’ 콘서트 1부의 마지막 무대를 꾸미기 위해 등장하자,뉴진스가 마침내 4만 대원의 비명 같은 함성이 쏟아졌다. 공개 한 달도 되지 않은 신곡 ‘ETA’가 절정을 향하며 후렴구에 다다르니, 떼창이 터졌다. 기존 히트곡 ‘하입 보이(HYPE BOY)’는 국적을 초월한 스카우트 대원들이 다시금 하나 되는 순간이었다. 마치 뉴진스의 콘서트에 온 듯한 열기가 이어졌다.

무대를 마친 혜인은 “스카우트 여러분들의 떼창과 함성에 무대하는 내내 행복했다”며 “인생의 꿈을 그리는 스카우트 정신과 K-팝이 그려가는 모습이 꿈으로 연결돼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11일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행사의 피날레 격인 ‘K-팝 슈퍼 라이브’ 콘서트가 열렸다. 뉴진스 혜인을 비롯해 배우 공명, 있지(ITZY) 유나가 MC로 선 이날 무대엔 음악 방송 수준의 라인업이 채워졌다.

K-팝 슈퍼 라이브의 진행을 맡은 있지 유나, 배우 공명, 뉴진스 혜인.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K-팝 슈퍼 라이브가 무사히 올라가기까진 다사다난한 일들이 많았다. 이 공연은 당초 지난 6일 새만금 야외무대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기상 여건상 대원들의 온열질환이 우려돼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날짜와 장소가 변경했다. 그러다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관통하면서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장소가 최종 변경됐다.

이 과정에서 아티스트 섭외도 난항을 겪었다. 정치권에선 급기야 방탄소년단의 출연을 요청해 아미(방탄소년단 팬덤)와 K-팝 팬들의 반발과 원성이 쏟아졌다. 출연자들의 라인업을 맞추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KBS2 ‘뮤직뱅크’ 출연진을 무대에 올리기로 결정, 담당자 역시 ‘뮤직뱅크’ CP(책임 프로듀서)로 변경됐다. 공연에 앞서 대형 멀티 스크린에선 ‘뮤직뱅크’의 기존 방송 영상을 틀어주기도 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덕분에 라인업은 쟁쟁했다. 뉴진스, 아이브, NCT드림, 있지(ITZY), 마마무, 더보이즈, 셔누&형원, 프로미스나인, 제로베이스원, 강다니엘, 권은비, 조유리, 피원하모니, 카드, 더뉴식스, ATBO, 싸이커스, 홀리뱅, 리베란테 등 19개 팀이 무대에 올랐다.

한국에서 열린 잼버리의 하이라이트인 만큼 전 세계 대원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이날 폐영식 입장 길에 만난 미국에서 온 아드리안 대원은 “야영지에서부터 힘겨운 일정이었는데 K-팝 콘서트는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다”며 “틱톡을 통해 뉴진스의 ‘하입 보이’를 알게 돼 팬이 됐는데 오늘 처음으로 공연을 직관할 수 있어 떨린다”고 말했다.

케이블 채널 엠넷의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우승팀인 댄스 그룹 홀리뱅의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로 시작한 ‘K-팝 슈퍼 라이브’는 더 보이즈의 ‘베놈’, ‘페이스 투 페이스’로 뜨거운 열기가 이어졌다. 더 뉴식스, ATBO, 싸이커스, 조유리, 카드, 피원하모니가 자신들의 대표곡을 선보였고, JTBC의 남성 사중창단을 뽑는 경연 프로그램 ‘팬텀싱어4’의 우승, 준우승팀인 리베란테와 포르테나는 K-크로스오버의 정수를 보여줬다. 두 팀의 무대에서 스카우트들은 휴대전화 불빛을 밝히는 이벤트로 음악의 감동을 함께 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권은비가 열어 젖힌 2부에서도 쟁쟁한 가수들이 총출동했다. 뉴진스와 함께 4세대 시장을 이끄는 아이브의 등장에 서울월드컵경기장은 또 한 번 뜨거워졌다. 이날 콘서트의 일정 변경으로 참석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나, 아이브는 잼버리 대원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예정된 일정을 바꿔가며 상암을 찾았다.

아이브의 등장에 잔디석에 자리한 대원들은 급기야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응원봉을 흔들며 환호했다. 그룹의 리더인 안유진이 시원한 고음을 내지르며 대형 스크린에 클로즈업되자, 4만 대원들은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환호했다. 첫 곡으로 ‘아이 엠(I AM)’을 부른 이후 아이브는 짧은 인사를 마친 뒤 ‘러브 다이브’ 무대를 이어갔다. 복잡한 한국어 가사임에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선 ‘러브 다이브’를 함께 부르는 목소리가 모아졌고, 대원들은 저마다 휴대폰을 들고 아이브의 무대를 담기에 바빴다. 공연을 이어갈수록 거세지기 시작한 빗줄기도 아랑곳하지 않고 대원들은 K-팝에 취했다.

파행을 거듭하며 몸살을 않았지만, 잼버리의 마지막은 화합의 장이라는 점을 실감케 했다. 세 명의 MC들은 “잼버리는 즐거운 놀이, 유쾌한 잔치라는 뜻으로 오늘의 이자리와 딱 어울린다”며 “이 자리에 모인 4만명이 서로 다른 나라 사람들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뜨거운 공연 열기에 감탄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최근 활동을 마친 셔누&형원부터 있지, 저마다의 소속사를 찾아 뿔뿔이 흩어진 마마무까지 무대에 섰다. 유닛을 결성해 활동 중인 문별과 솔라는 불과 열흘 전 인터뷰 당시, “회사가 달라지다 보니 네 명이서 모이기 어렵다”고 말했으나 며칠 만에 상황을 달라졌다. 기적 같은 완전체 무대에서 마마무는 ‘별이 빛나는 밤’과 ‘힙(HIP)’을 선곡, 노련하고 성숙한 퍼포먼스와 음악을 들려줬다. 피날레의 주인공은 NCT드림이었다. 잼버리 대원들은 빗속에서도 하얀 종이에 NCT드림의 이름을 적어 흔들며 뜨거운 팬심을 전했다. 글로벌 그룹답게 NCT드림의 말 한 마디와 행동에 함성이 쏟아졌다.

11일 오후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폐영식과 K팝 슈퍼 라이브 콘서트 관람을 마친 세계스카우트 대원들이 경기장을 나와 버스로 향하고 있다. [연합]

파행으로 얼룩진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는 빗줄기를 감수하며 꾸민 K-팝 그룹들의 무대를 통해 살아났다. 섭외 과정에서의 잡음은 거셌지만, 새만금 야영지에서의 악몽을 잊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공연은 출연 가수 전원이 무대로 다시 나와 ‘풍선’을 합창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노래와 함께 객석엔 잼버리 마크를 새긴 대형 풍선이 날아올랐고, 서울월드컵경기장 상공엔 불꽃놀이가 수놓아졌다. ‘잼버리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해낸 K-팝 그룹들은 노래를 마친 이후에도 무대를 떠나지 않고 객석 가까이로 다가와 4만여 명의 대원들과 충분히 인사를 나누고 교감했다.

NCT드림의 팬이라고 밝힌 대만의 후진 대원은 “엄청난 더위와 폭우, 열악한 야영지에서의 생활로 기대 만큼 좋지 않은 잼버리였다. 그래도 하루 하루 지나며 조금씩 환경은 나아졌고, K-팝 콘서트를 설레며 기다렸는데 좋은 추억을 남기게 됐다”고 말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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