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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D.P.2’ 구교환 “영화·드라마는 제 비밀일기와 같아요”

[인터뷰] ‘D.P.2’ 구교환 “영화·드라마는 제 비밀일기와 같아요”

기사승인 2023. 08. 15.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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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교환
구교환/제공=넷플릭스
"6년 동안의 시간을 돌아보면 '잘 달려왔구나' 싶기도 하고, '어쩌다 이렇게 됐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사람들에게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 이야기할 때 '떳떳한가'를 생각하며 나아가고 있었요."

지난달 28일 공개된 'D.P.' 시즌2(이하 '디피2')는 군무 이탈 체포조(D.P.) 준호와 호열이 여전히 변한 게 없는 현실과 부조리에 끊임없이 부딪히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시리즈다. 구교환은 한호열 병장 역을 맡았다.

이번 시즌은 시즌1 말미 조석봉(조현철)의 황장수(신승호) 납치 사건을 겪은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한호열과 안준호(정해인)는 직급이 한 단계 높아졌지만 여전히 탈영병을 안전하게 부대로 데려오는 디피조로 활약하고 있었다. 특히 조석봉(조현철) 사건을 반복하고 싶지 않은 그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이런 한호열의 마음을 절제된 감정부터 폭발하는 감정까지 표현해내는 구교환의 연기도 돋보였다. 여전히 '준호열'(준호+호열)이라는 애칭을 얻을 만큼 정해인과의 티키타카 역시 전 세계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시즌1에서 호열은 판타지스러운 면이 있었다면 시즌 2에서는 '보통 청년' 한호열을 보여주자는 생각을 했다. '디피2' 시나리오를 보면서 호열이가 그동안 참아온 것 들이 터진다고 생각했고 호열이에 대해 잘 알게 된 시간이었단다.

"시즌1 때 '호열이는 위트 뒤에 숨어있는 인물이 아닐까' 그게 자기가 버티는 방식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시즌2에서는 그게 무너지는 거죠. 시즌1때 상태도 돌아보면 집중한 건 '안준호' 하나였죠. 호열이가 구자운(지진희)을 찾아가는 건 그게 최선의 무기였죠. 안준호를 위하는 최선의 태도라고 생각했어요. 저는 호열이의 전사를 깊게 생각한 적은 없어요. 그냥 '농담 같은 인물'이기를 바랐고, 준호의 주변을 돌고 있는 위성처럼요. 등장도 안준호를 보며 시작하고 끝도 안준호를 마주 보며 끝나잖아요. 오히려 거기에 집중했죠."

디피2
'D.P.2' 구교환 정해인/제공=넷플릭스
디피2
'D.P.2' 구교환 정해인/제공=넷플릭스
구교환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장면은 마지막에 호열이 준호와 터미널에서 마주 보며 "또 봐"라는 장면이었다. 인물의 감정을 가지고 오기도 했지만, 구교환의 사적인 모습도 끌어와 표현한 장면이기도 하다. '또 봐'라고 이야기를 할 때 이별 장면은 '디피2'를 향한 구교환의 인사이기도 했다.

"'디피2'를 하면서 저의 목표는 '애드리브를 줄이자'였어요. 시즌1때 호열이를 풍성하게 하고자 애드리브 의견을 많이 냈는데 시즌2에는 최대한 자제했어요. 그런데 '또 봐'라는 대사는 저도 모르게 툭 튀어나왔어요. 다시는 못 볼 줄 알아서 이야기 한 것 같아요. 이게 호열이랑 제가 이별을 잘 한 방법인 것 같았죠. '꿈의 제인'의 제인이는 제게 호열이만큼 중요한 인물인데 문득문득 '어디서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어요. 호열이도 그런 마음이 들 것 같아요. 시즌3에도 출연한다면 부사관보다는 사회에 등장해 다른 모먼트를 선사하고 싶어요."

시즌1에서 보여준 호열과 준호가 팀을 이뤄 탈영병을 잡으러 다니는 과정에서 보여준 브로맨스 케미는 한 편의 버디 무비를 완성해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서는 두 사람의 티키타카를 많이 볼 수 없어 분량에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구교환은 아쉽지 않다고 웃으며 말했다.

구교환
구교환/제공=넷플릭스
"극을 생각할 때 분량을 생각하지 않아요. 많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면 대하드라마를 하고 있었을 거예요. '박하경 여행기'에서 3부에만 등장해요. 저는 그 작품에 제가 다 나온다고 생각해서 만족도가 높고 좋아요. 한호열도 그래요. 분량보다는 극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하죠. 호열이는 보이지 않아도 등장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정해인과는 실제로도 많이 가까워졌다고 한다. "외향적으로 할 수 없는 것 들인데 제가 정해인의 단단함을 배웠어요. 그 친구만이 가지고 있는 단단함이 있고, 친구는 서로 닮아가지 않나. 어느 순간 말투도 닮아가고, 저도 그렇게 됐으니 해인이도 그렇게 돼 좋아요."

실제로 구교환에게도 안준호와 같은 친구들이 있단다. "저에게도 안준호와 같은 사람들, 지인들이 있어서 움직일 수 있는 것 같아요. 좋은 선배가 되겠다고 움직였으면 제가 생각한 선배가 아니었을 것 같아요. 마음을 줄 수 있는 인물이 준호가 위기에 처해 있을 때 제 주변에 그런 인물들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죠. 저도 같이 영화를 만드는 동료들이 준호와 같아요. 저에게 솔직한 코멘트를 해주거든요. 칭찬은 백 번도 해줄 수 있는데 솔직한 코멘트는 어렵거든요."

구교환
구교환/제공=넷플릭스
독립 영화계에서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큰 사랑을 받았던 그는 '반도'를 시작으로 '모가디슈' 'D.P.' 시리즈 등에 출연하며 영역이 넓어졌고 다양해진 팬층을 형성하게 됐다.

"요즘 저의 약 6년 동안의 시간을 돌아보면 '잘 달려왔구나' 싶기도 하고, '어쩌다 이렇게 됐지?' 싶기도 해요. 저 역시 그 경계에 있는 것 같아요. 사람들에게 이 직업에 대해 이야기할 때 '떳떳한가'를 생각하며 나아가고 있어요. 지금도, 앞으로도 그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가 배우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제가 재미있는 '것이죠. 그걸 잊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구교환에게 영화와 드라마 같은 콘텐츠는 비밀일기와 같다. 그래서 암호처럼 그때의 모습들을 기록하고 있다.

"직업적으로 배우의 어떤 임무를 잘 표현해내는 건 당연한 거고, 나중에 꺼내 봤을 때 그 때의 저와 다시 마주하는 것 같아요. 비밀일기 같은 거죠. 누가 훔쳐봐도 안 들키기는 비밀이요. 저는 제가 작업을 계속해왔던 것 같아요. 지금도 굉장히 재밌어서 하고 있고 하나 하나 그냥 제 책들이, 일기장들이 쌓여서 신기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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