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하순 잭슨홀 미팅 주목…매파 성향 카시카리 "인상 종료 일러"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를 둘러싼 논쟁의 초점이 바뀌고 있다.

논쟁은 그간의 금리를 얼마나 올릴 것이냐에서 얼마나 오래 유지해야 하는가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1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하고 있어 연준 관리들로서는 당분간 금리를 현 수준 또는 현 수준에 가깝게 유지할 여지를 얻게 됐다.

하지만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목표치인 2%를 훨씬 웃돌아 연준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하기를 주저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계속 둔화하더라도 연준이 금리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할지에 관한 논의를 시작할 경우 금리인하 기대치를 뒤로 미뤄놓고 경제에 계속 하방 압력을 주는 데 도움이 되리라는 것이다.

연준 인사들은 금리와 관련해 즉각적으로 이행할 조치들이 무엇인지를 놓고 의견 일치를 못 보고 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를 포함한 한쪽에서는 "한동안" 금리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미셸 보먼 연준 이사를 비롯한 다른 쪽에서는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매파로 분류되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이날 금리 인상이 끝났다고 선언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카시카리 총재는 한 콘퍼런스에서 "제대로 가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를 보고 있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다"라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계속 하락하면 내년에 인하 가능성이 있지만 연준의 금리 인하는 "긴 여정"이 될 것이라면서, 결정하기 전에 "더 많은 시간을 갖고 더 많은 데이터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중도파로 분류되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이번 달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금리가 정점 쪽에 꽤 근접했다고 생각한다"며 정책을 얼마나 오래 유지해야 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3일 자 보고서에서 연준이 내년 2분기까지는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또 블룸버그통신이 45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지난달 13일부터 18일까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첫 금리 인하 시점을 놓고 의견이 갈렸다.

4분의 1 이상이 내년 1월 인하를 예상했는데, 응답의 중간값은 내년 3월 회의에서 첫 인하가 있고, 내년 6월까지 금리는 4.75%로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연준의 현 기준금리는 5.25~5.50%다.

투자자들은 대체로 연준이 다음 달 회의에서는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오는 11월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약 3분의 1 정도로 기대한다.

이제 투자자들의 관심은 오는 25~27일에 열릴 캔자스시티 연은 주최의 연례 잭슨홀 심포지엄에 쏠리고 있다.

이 모임에서 연준 인사들 사이에 금리를 얼마나 오래 안정적으로 유지할지 의견 교환이 이뤄질 수 있어서다.

파월 의장은 지난해 8월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큰 폭의 금리 인상이 이어질 수 있고 경제에 부담이 될 정도의 높은 금리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혀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준 바 있다.

또 16일 오후(현지시간)에 나올 연준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도 향후 금리 인상과 관련한 연준 내부의 의견들을 살펴볼 기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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