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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죽어라, 푸틴이 이겼다” 우크라 어린이들, 벨라루스서 ‘세뇌교육’
7일(현지시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공개된 새 고등학생용 역사 국정교과서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초상화가 실려 있다. 교과서엔 2014년 크림반도 병합과 우크라이나 침공 작전 등의 내용이 추가됐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점령지에 있는 어린이들이 벨라루스로 옮겨져 러시아를 찬양하고 미국을 비난하는 식의 교육을 받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전했다.

WSJ가 벨라루스와 러시아의 정부 자료, 폴란드 싱크탱크 보고서 등을 분석한 데 따르면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점령지에서 벨라루스로 끌려간 어린이 수는 2000명 이상이다.

벨라루스는 전쟁으로 부모를 잃은 어린이를 구호하겠다는 명목으로 이들을 데려가고 있다. 하지만 국제사회에선 전쟁 중 남의 영토에서 이런 행위를 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자 전쟁 범죄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이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봄부터 310명씩 7개 집단으로 갈라져 벨라루스 국유기업 벨라루스칼리가 운영하는 요양원에 들어갔다.

어린이들은 이곳에서 기초 군사훈련을 받고 러시아 정교회 성직자들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미화하는 오락물을 보는 등 세뇌 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영상을 보면 극장에 모인 어린이들 앞에 있는 여성 2명이 푸틴 대통령을 찬양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죽음을 외친다.

여성 중 한 명은 무대 조명 아래에서 마이크를 쥐고 "푸틴이 이겨 우크라이나 전체를 장악했습니다"라고 하자 어린이들을 박수를 친다.

우크라이나 어린이 이송과 세뇌 교육 문제를 조사한 '국가위기방지관리그룹'(NAM)은 수집 증거들을 국제형사재판소에 제출했다. NAM은 망명한 벨라루스 야당 지도자가 중심인 반정부 성향의 싱크탱크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연합]

한편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칭해지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통치하는 벨라루스는 대표적인 친러시아 국가다.

러시아 또한 벨라루스와의 가까움을 드러내고 있다. RT에 따르면 보리스 그리즐로프 주벨라루스 러시아 대사는 20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벨라루스를 향한 공격이 발생하면 자국 공격으로 간주하겠다고 분명히 말했다"고 재차 경고했다.

지난달 푸틴 대통령은 "벨라루스 공격은 러시아 연방을 향한 공격을 의미할 것"이라며 "러시아가 공격으로부터 벨라루스를 보호하기 위해 모든 가용 수단을 쓸 것"이라고 엄포를 놓은 바 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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