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용품 체인 딕스 주가 24% ↓, 메이시스 백화점은 14% ↓

절도·신용카드 연체에 부담 가중…매장 간 양극화도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스포츠용품 체인인 딕스 스포팅 굿즈(Dick's Sporting Goods)의 주가는 24% 이상 폭락했다.

2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았고, 올해 연간 이익 목표치도 축소됐다. 팬데믹 이후 치솟았던 야외용품 판매가 둔화하면서 재고는 늘었고, 매장 내 절도 사례도 예상보다 많았다.

미국 백화점 업체 메이시스의 주가도 14% 이상 하락했다.

2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줄면서 순손실을 기록했다. 또한 주요 수익원인 신용카드 결제의 연체 사례도 증가했다.

이들 주요 소매업체의 사례에서 나타나듯 최근 미국 소비자 지출의 강세에 한계가 드러나면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출 부진에 매장 내 도난과 함께 신용카드 연체가 느는 상황에서, 연방 학자금 대출금 상환이 재개될 경우 소매업체 수익에 추가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메이시스에 따르면 액티브웨어, 평상복, 잠옷을 포함한 의류 부분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향수와 고급 화장품, 여성 커리어 스포츠웨어 등은 실적이 양호했다.

메이시스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제넷은 "올해 내내 소비자들이 받는 압박이 계속될 것"이라며 해외 여행객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소비자들도 지출에 더 신중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딕스 스포팅 굿즈와 메이시스의 사례는 소비재 판매업체 사이에 지속되는 어려움을 반영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의류와 전자제품, 스포츠용품 같은 품목의 지출이 팬데믹 초기의 급증세에서 이탈해 지난해부터 크게 둔화하면서, 더 높은 수준의 구매로 이어지기를 기대한 소매업체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모든 소매업체의 실적이 부진한 것은 아니고, 판매점 간 수익에도 대조적인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주택 리모델링 용품 판매업체 로우스는 매출이 예상치를 소폭 밑돌았으나 주당 순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주가는 4% 가까이 올랐다. 의류 할인 체인인 씨티 트렌즈(Citi Trends)도 최근 가파른 손실에도 판매 추세와 고객의 매장 방문이 개선되면서 5% 이상 상승했다.

소비자들로서는 인플레이션으로 부담을 느끼면서 생활에 꼭 필요하지 않은 임의 소비재(discretionary items) 지출은 줄였지만, 식품과 기타 필수품들의 구매는 이어가고 있다.

이달 초 월마트와 아마존은 견조한 수익과 매출을 발표한 바 있다. 또 T.J. 맥스(Maxx)와 홈굿즈(HomeGoods) 같은 체인을 소유한 할인판매 업체 TJX도 높은 매출과 이익을 기록했다.

이밖에 조직적인 절도의 증가세도 날로 심각한 문제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메이시스는 도난 위험이 높은 품목을 가급적 매장 입구에서 멀리 배치하는 등 조처를 하고 있지만 도난과 실수 등으로 인한 제품 손실이 2년 연속 기록적인 수준이다.

타깃에서 홈디포 등 다른 대형 소매업체도 도난 증가를 사업의 골칫거리로 보고 있다. 나이키도 매장과 유통 과정상의 잦은 도난으로 사업에 타격을 받았다.

cool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