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모로코 아미즈미즈 인근 마을에서 사람들이 잔해 더미에서 수습한 시신을 옮기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지난 8일(현지시간) 120년만의 강진이 덮친 북아프리카 모로코에서 현재까지 2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지진의 혼란 속에서 가족을 지키다 숨진 가장의 사연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영국 스카이뉴스는 모로코 아틀라스산맥에 있는 마을 아미즈미즈에서 무너지는 건물 아래에서 어린 아들을 온몸으로 감싸 안다가 숨진 아버지의 사연을 보도했다.

매체는 아미즈미즈의 한 주택에서 아내와 아들, 딸과 살던 지역 경찰간부인 밀루드란 남성이 강진 발생 순간 아들을 지키기 위해 아들의 몸을 위에서 덮은 채로 누워 있다가 떨어지는 건물 잔해에 머리를 맞고 숨진 채 발견됐다고 전했다. 딸은 생존했지만, 아내와 아들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스카이뉴스는 처음에는 아이가 도움을 청하는 소리가 들렸으나 이윽고 잦아졌다며 “밀루드의 형제는 올케와 조카가 모두 살아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는 현실을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생존한 밀루드의 둘째 아이인 딸은 다리가 부러지는 부상으로 마라케시에 있는 병원으로 이송됐다.

한편 진앙 근처 마을인 아미즈미즈에서는 붕괴한 건물 탓에 교통이 지체되는 가운데 일부 병원 앞에 시신 10여구가 목격되기도 했다.

모로코 내무부는 중환자의 수가 많은 데다가 실종자 구조·수색 작업이 계속 진행되는 만큼 사상자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