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응우옌 푸 쫑 베트남공산당 서기장과 함께 베트남 하노이 대통령궁에서 열린 환영식에 함석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미국과 베트남이 양국 관계를 가장 높은 단계인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 격상하고, 새로운 공급망 구축·반도체 산업 협력에 합의하는 등 양국 간 경제 교류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양국의 관계 격상을 계기로 미 대기업들 역시 대(對)베트남 투자 확대에 더욱 발빠르게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10일(현지시간)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1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팜 민 찐 베트남 총리와 ‘투자, 혁신을 위한 정상회의’에 참석해 구체적인 경제 협력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이 자리에는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 인텔과 구글, 앰코 테크놀로지, 보잉 등 다수의 미 대기업 관계자들도 참석할 예정이다.

로이터는 베트남 측에서는 나스닥에 상장된 전기차 제조사인 빈패스트와 베트남항공, 베트남 최대 정보기술(IT) 기업인 FPT, 그리고 핀테크기업인 모모(MoMo), 기술기업 VNG 등 6개사가 참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찐 총리가 전날 체결한 반도체 파트터십과 희토류 공급 협력 양해각서(MOU) 등에 대한 구체적 협력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미 기업들도 이를 계기로 베트남에 대한 투자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나온 보도를 종합하면 반도체 패키징·테스트 업체인 앰코 테크놀로지는 다음 달부터 북부 박닌성에 16억달러(약 2조1000억원)를 투입해 지은 공장을 가동한다.

데이터인프라 반도체 기업인 마벨 테크놀로지는 남부 호찌민에 반도체 디자인·창업지원 센터를 열어 운영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베트남 시장 상황에 최적화된 인공지능(AI) 기반의 맞춤형 솔루션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고, 엔비디아는 FPT, 통신사 비엣텔, 빈그룹과 클라우드·자동차·의료 AI 부문에서 공조하기로 했다.

이 밖에 보잉은 국영 베트남항공과 737 맥스 기종 50대 판매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매 금액은 75억달러(약 10조원)에 달하며, 미국 내에서 3만3000명 규모의 직·간접 고용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미국이 탈중국 공급망 재편에 나가면서 미국과 베트남간 간 교역도 증가세다. 지난해 베트남의 대미 수출액은 전년 대비 13.6% 늘어난 1093억9000만달러(약 146조원)로 집계됐다. 베트남은 주로 의류와 신발, 스마트폰, 목재가구를 미국에 수출한다.

양국 간 교역액은 지난해에 1238억6000만달러(약 165조원)로 전년 대비 11% 늘었다.

미국의 대 베트남 직접 투자는 1200여건에 금액으로는 110억달러(약 14조7000억원)를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