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미국 자동차 노동조합이 사측과의 협상이 크게 진전을 보이지 않자 '파업 확대' 카드를 꺼내들었다.

27일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미자동차노조(UAW)는 노사 협상이 크게 진전되지 않는다면 오는 29일부터 파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움직임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하루 차이로 각각 파업 현장을 찾아 세 대결을 벌이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UAW와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와의 평행선을 달리는 협상이 계속되고 있다며 UAW가 29일 오전 10시에 새로운 파업 목표를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4년짜리 임금 계약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같은 날 정오에 파업이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UAW는 지난 15일부터 4년간 임금 36% 인상 등을 요구하며 이들 3사의 미국 내 공장 각각 1곳에서 동시에 파업에 돌입했다.

이어 일주일만인 지난 22일 정오부터는 파업 참가 사업장을 20개 주에 걸쳐 있는 제너럴모터스(GM)와 스텔란티스의 38개 부품공급센터(PDC)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포드는 협상 진전을 이유로 당시 파업 확대 대상에서는 제외됐었다.

현재 전체 조합원 14만6천명 중 1만8천명이 넘는 조합원들이 파업에 참여하고 있다.

파업 확대에 대비해 GM과 스텔란티스는 차량 유지·보수나 수리에 쓰이는 부품 배송 차질을 막기 위해 사무직 직원들을 부품 거점에 배치하는 계획을 세웠다.

특히 스텔란티스는 파업을 앞두고 비노조 소속 창고를 추가로 임대하고 부품 2천500종의 30일분 재고를 보관해둔 것으로 전해졌다.

파업이 2주 가까이 이어지고 있지만 소비자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적다고 WSJ은 진단했다.

파업 중인 공장 세 곳은 스텔란티스의 지프 SUV, GM의 쉐보레 중형 픽업트럭, 포드의 브롱코 SUV 등을 생산하는데, 전체 북미 생산량의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아울러 각 제조업체는 수 주 분량의 차량 재고를 대리점에 쌓아두거나 운송 중이었다.

그러나 부품공급센터까지 파업이 확대되면서 일상적인 유지보수 부품이나 수리에 필요한 부품의 공급이 중단되면 그 영향이 대리점 수천곳과 소비자에까지 미칠 수 있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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