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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주변 정세 돌연 대화 모드, 한국만 머쓱

한반도 주변 정세 돌연 대화 모드, 한국만 머쓱

기사승인 2023. 10. 06.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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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에 손짓하는 중러가 계속 외면하면 왕따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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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한 기회를 통해 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다. 1년만인 올해 11월에도 역시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회담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신화(新華)통신.
한반도 주변 정세가 최근 갑자기 대화 모드로 진입하는 조짐을 보이면서 이 분위기에 편승하지 못하는 한국만 왕따가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진짜 이렇게 될 경우 그동한 한·미·일-북·중·러 대결 구도의 정착이 확실하다고 보고 이에 베팅한 한국은 상당 기간 머쓱한 입장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도 보인다.

진짜 그럴 수 있다는 것은 마치 철천지 원수처럼 상대를 대하는 듯했던 미국과 중국이 11월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양국 정상회담 개최를 기정사실화하고 준비 중인 사실이 잘 말해주지 않나 싶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이 미 행정부 고위 관리들의 발언을 인용해 6일 전한 바에 따르면 양국 정상의 회동 가능성이 크다는 그동안의 단순한 관측을 넘어선 수준의 진척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일부 소식통들은 왕이(王毅) 중국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 겸임)이 이달 내 방미,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미국 내에서의 구체적 일정을 상의할 것이라고도 전망하고 있다. 사실상 양국 정상회담이 확정됐다는 얘기가 될 듯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 일본과의 대화와 관련, "일본 쪽에서 제의가 있다면 응할 용의가 있다"는 전향적 자세를 밝힌 것 역시 예사롭지 않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의 전언에 따르면 이날 모스크바 남부 소치에서 열린 국제 러시아 전문가 모임인 '발다이 국제토론클럽' 본회의에서 러일 관계에 대한 질문을 받고 "우리가 일본에 제재를 부과한 것이 아니다. 대화의 창을 닫은 것이 아니다. 일본이 했다. 대화가 이뤄지는 건 좋은 일이다"라면서 이같이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북한과 일본이 상반기에 동남아 모 국가에서 두차례나 접촉했다는 사실까지 더할 경우 한·미·일-북·중·러 구도가 정착됐다는 시각은 너무 성급하고도 편협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중국이 최근 부쩍 가까워진 것처럼 보이는 북러의 밀착에 동참할 의사가 별로 없는 듯한 자세를 견지하는 현실까지 감안한다면 더욱 그렇지 않을까 보인다.

한마디로 북·중·러와 미·일은 자국에게 이익이 된다면 상대국이 어디든 대화에 나서겠다는 전향적 입장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 된다.

하지만 한국은 별로 그렇지 않은 듯하다. 아니 그렇게 하고 싶어도 플랜B라는 것이 애초에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만큼 쉽게 입장을 바꾸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워낙 그동안 북·중·러를 대하던 자세가 경직된 탓에 이들로부터 철저하게 외면을 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내에서 갑작스런 철 지난 이념전쟁을 하는 동안 국익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철새처럼 저 멀리 날아가고 있다는 얘기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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