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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마스 지지’ 충격”…‘해운왕’ 이스라엘 억만장자, 하버드 이사회 떠난다
하마스의 기습공격이 있은 지 엿새째인 12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작전에 투입된 예비군 대원이 자원봉사자가 마련한 음식을 받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이스라엘 억만장자 부부가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집행이사회에서 사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몇몇 하버드대 학생 단체들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를 지지하는 움직임을 보였는데, 대학 측에서 이에 미온적으로 대응했다는 데 따른 것이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는 이스라엘 매체 더 마커를 인용해 "이스라엘 억만장자 이단 오퍼와 그의 아내 바티아가 하마스 성명 사태에 대한 항의 차원으로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집행이사회를 그만둘 것"이라고 전했다.

유대계 해운 갑부 오퍼 가문 출신의 이단 오퍼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이스턴퍼시픽 해운사를 운영 중이다. 포브스는 이단 오퍼의 순자산을 140억달러(약 19조원)로 추정한 바 있다.

오퍼 부부는 하버드대 학생 단체들의 하마스 지지 이후 대학 측의 조치에 실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중심 도시 가자시티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폭발이 발생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가자지구에 공습을 퍼붓고 있다. [연합]

앞서 하버드대 35개 학생 단체들은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기습 공격과 폭력 사태의 책임이 이스라엘에 있다는 취지의 움직임을 보였다.

9일(현지시간)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하버드 팔레스타인 연대 그룹은 "오늘의 침공은 진공 상태에서 발생한 게 아니다"라며 "지난 20년간 가자지구의 수백만명 팔레스타인인들은 '야외 감옥'에서 살도록 강요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스라엘의 폭력은 75년간 팔레스타인 존재의 모든 측면을 구조화했다"며 "팔레스타인에 대한 절명 행위를 중단하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정치권과 하버드 동문들은 이스라엘에 책임을 따진 이 성명을 놓고 학교 측의 침묵을 문제 삼기도 했다.

하버드대가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당시 우크라이나 지지 입장을 즉각 발표한 모습과 대조적이라는 것이다.

이후 대학 지도부는 학생 단체들의 성명이 대학의 전체 입장은 아니라고 일축했다.

이들은 "이번 주말 이스라엘 시민들을 겨냥한 하마스의 공격으로 촉발된 죽음과 파괴에 비통한 마음"이라고 했다. 민간인을 살해한 하마스에게 책임을 묻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자 클로딘 게이 하버드대 총장은 지난 10일 "하마스의 잔학 행위를 비난한다는 데 의심 여지가 없다. 그 지역에서 벌어진 오랜 분쟁에 대한 개인 견해와 상관없이 혐오스러운 행위"라고 했다.

이스라엘군 M109 155mm 자주포가 12일(현지시간) 남부의 가자지구 국경 인근에서 포탄을 발사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에 연일 보복 공습을 퍼붓고 있다. [연합]

이단 오퍼의 아내 바티아는 이같은 대학 측 입장을 놓고 "대학 총장이 대학살의 책임을 이스라엘에 돌린 학생 단체의 성명을 비난하지 않는 충격적이고도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사임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하마스의 기습 공격 책임을 이스라엘로 돌린 미국 하버드대 학생들도 비판 여론에 밀려 입장을 바꾸는 분위기다.

뉴욕포스트는 최근 '이스라엘 정권이 이번 폭력 사태에 전적인 책임이 있다'는 취지의 성명에 서명한 34개 하버드 학생 모임 중 4개 모임이 지지 입장을 철회했다고 전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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