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병원 폭격으로 부상한 팔레스타인 청소년들이 응급처치를 받고 있다. [AP=연합]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대형 폭발로 수백명이 숨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병원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한 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악전고투하고 있다고 AP 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인근 병원들은 전날 알아흘리 아랍 병원에서 벌어진 대폭발 참사로 다친 환자들을 치료하는 데에 분주했다.

하마스는 앞서 성명을 통해 약 500명이 숨졌다고 밝혔으며, 가자지구 보건부는 200∼300명가량으로 집계한 바 있다.

가자시티의 큰 의료시설 중 하나인 알시파 병원으로도 약 350명의 부상자가 앰뷸런스와 들 것에 실려 쉴 새 없이 밀려 들어왔다.

의사들은 팔다리가 절단되거나 복부가 훼손되는 등 중상을 입은 이들을 마취 없이 맨바닥이나 복도에서 수술하고 있다.

알시파 병원의 아부 셀미아 국장은 "장비도 필요하고, 의약품도 필요하고, 침대도 필요하고, 마취제도 필요하고, 모든 것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현재 가자지구가 봉쇄된 상태에서 보급품 전달이 시급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병원 발전기를 가동하는 데에 필요한 연료가 수 시간 내로 고갈될 수 있다며 "병원 폐쇄가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지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도 알시파 병원이 전날 폭발 이후 환자 수영 가능 범위를 훌쩍 넘어선 상태라고 보도했다.

병원 관계자는 여성이나 아이 할 것 없이 사지가 잘리거나 장기 출혈을 겪는 위급한 경우가 많다면서 "병원에 연료 공급이 끊어지더라도 환자들 곁에 남아있겠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대폭발 참사와 관련,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공습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끔찍한 학살", "명백한 전쟁 범죄" 등 표현으로 비난을 퍼부었다.

하지만 이스라엘군(IDF)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이슬라믹 지하드'의 로켓 오발에 따른 사고라고 반박하고 있으며, 이슬라믹 지하드 대원들이 폭발 책임을 인정하는 대화를 나눈 음성 녹음도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수백명이 다치고 수백명의 희생자가 아직 건물 잔해 밑에 있다"며 향후 희생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