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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용히 웃고 있는 美 군수업체 …중무장한 세계, 확전 위험 고조 [디브리핑]
‘새 전술에는 새 무기’…전세계 군비경쟁 돌입
미국 레이시온社 “회사에 좋은 소식이 많다”
전세계 곳곳에서 추가 확전 위험 높아져
지난달 20일 뉴욕에서 열린 제78차 유엔총회에서 별도로 열린 양자회담에서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악수하고 있다.[로이터]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이 확대 기로에 놓인 가운데 미국 무기업체들만 조용히 웃음 짓고 있다. 연이은 국제 분쟁으로 미국 군수업체의 이익이 늘고 무기 제조 능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습으로 불거진 전쟁 때문에 불과 며칠 만에 스마트 폭탄, 탄약, 아이언돔 요격기 등 미국 무기가 이스라엘에 속속 도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18일 이스라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갖는 회담에서 추가 군사 지원이 거론될 가능성도 높다.

중동에서 분쟁이 발생하기 전에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의 위협 증가에 대한 인식이 결합되면서 전세계적으로 전투기, 미사일, 탱크, 대포, 군수품 등 무기와 장비를 구매하려는 움직임이 일었다.

NYT는 “전투 기술이 빠른 속도로 변화하면서 이미 무기를 충분히 보유한 국가도 계속해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차세대 장비를 구입하는 군비경쟁이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에 따르면 2022년 전세계 군사비 지출(무기, 인력, 기타 비용)은 2조2000억달러(약 2979조6800억원)에 달했는데, 이는 최소한 냉전 종식 이후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달러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군비지출모니터링 회사 제인스에 따르면 미국, 중국, 러시아를 제외하고도 내년 전세계 군수 조달 지출은 2022년보다 23% 증가한 2410억달러(326조55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의 군수업체들의 판매고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지난해 전세계 무기 수출에서 미국은 약 45%를 담당했다. 이는 10년 전의 30%보다 증가한 수치며, 소련 붕괴 이후 최고 수준이다.

미 국방부가 의회에 밝힌 정부 간 해외 무기 판매 금액은 올해 첫 9개월 동안 905억달러(122조7180억원)를 넘겼다. 지난 10년 동안의 연평균인 650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하지만 정부 간 판매는 글로벌 무기 거래의 한 부분일 뿐이며, 군수업체들의 직접 판매가 훨씬 더 큰 부분을 차지한다. NYT는 정부 간 판매는 업체 직접 판매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월스트리트 투자자 브리핑에서 세계 최대 군수업체 중 하나인 레이시온은 “회사에 좋은 소식이 많다”며 늘어난 주문량을 맞추는 것이 유일한 문제라는 취지로 발언했다.

아울러 미국은 러시아 방위산업체의 고객이었던 인도와 인도네시아를 빼내 이들에게 무기를 판매하고 있다. 미군과의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려면 미국산 무기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주장하고 있다.

미라 레스닉 미 국무부 차관은 “우리가 러시아에 전략적 실패를 가져올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러시아 방위산업의 고객을 빼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의 공격을 두려워하는 나토(NATO) 가입국인 폴란드도 더욱 강력하게 무장하며 미국 무기의 주요 구매자가 됐다. 폴란드가 너무나 많은 품목을 시급히 요청하는 바람에 미국 업체들이 고전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그 결과 자체 무기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국과 튀르키예도 무기 판매로 이득을 보게 됐다.

지난해 폴란드는 탱크 1000대 , 전투기 48대 , 자주포 672대를 구매할 계획으로 한국과 140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튀르키예 드론 제조업체도 최근 몇 년 동안 폴란드를 비롯해 최소 29개국에 전쟁용 드론을 수출하고 있다. 그 결과 10년 전 18위에서 현재 세계 11위의 무기 대국으로 성장했다.

NYT는 “세계가 점점 더 중무장하면서 곳곳에서 추가 전쟁이 일어나기 쉬워졌다”고 지적했다.

국제정책센터의 군비통제 옹호자인 제프 에이브럼슨도 “무기 판매 급증은 유럽과 중동 전쟁이 끝난 후에도 오랫동안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에이브럼슨은 “무기 거래의 역사는 위험하고 예상치 못한 결과로 가득 차 있다”며 “사람들은 무기의 수명이 길고, 가져서는 안되는 손에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자주 망각한다”고 지적했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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