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토트넘과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경기 도중 손흥민을 향해 팰리스 팬이 인종차별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 [엑스]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주장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적인 몸짓을 취한 영국 축구 팬이 3년간 모든 축구경기를 관람할 수 없는 처분을 받았다.

7일(현지시각) 영국 미러, 데일리메일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5월6일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과 크리스탈 팰리스의 경기에서 한 축구 팬이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적인 행동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날 선발 출장한 손흥민은 1대0으로 토트넘이 앞선 상황에서 후반 44분 교체됐다. 손흥민이 벤치로 향하면서 팰리스 원정석을 지나던 때, 한 남성은 양손으로 눈을 찢는 행위를 했다. 이는 동양인의 눈이 작다고 조롱하는 대표적인 인종차별 행동이다.

이 모습이 담긴 영상은 소셜미디어에서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경찰은 조사에 착수했다.

경찰의 수사 결과, 손흥민을 조롱한 관람객은 로버트 갈랜드(44)로 밝혀졌다.

손흥민은 경찰 조사에서 “끔찍한 인종차별적 행동의 표적이 될 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토트넘 역시 “어떤 종류의 차별도 혐오스럽다”며 해당 관객이 가장 강력한 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손흥민 인종차별 피해에 대응한 토트넘. [토트넘 트위터]

결국 갈랜드는 인종적인 괴롭힘 혐의가 인정돼 법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하지만 영국 검찰은 이 같은 처벌이 약하다고 판단했다. 검찰청은 법원에 경기장 출입 금지 명령을 추가로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갈랜드는 앞으로 3년간 어떤 축구 경기도 직접 관람할 수 없게 됐다.

이번 조치는 단순히 축구장 출입 제한에서 그치지 않는다.

검찰청은 “팰리스는 국제 축구경기가 열리는 동안 여권을 반납해야 한다”며 “영국 대표팀이 뛰는 유로2024 경기를 관람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 기간 해외 여행이 금지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