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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중국해 분쟁’ 중국, 美개입 겨냥 “당사자 직접 협상해야”
외교수장 왕이 발언…中-필리핀 분쟁에 美 개입 상황 겨냥한듯

지난 9월 필리핀 해양경비대 잠수부가 중국이 남중국해 스카버러암초에 설치한 부유식 장벽을 유지하고 있던 밧줄을 자르는 모습[AP통신]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남중국해 영유권 다툼 등 곳곳에서 해양 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진영 대결’이 아닌 ‘직접 당사자 간 협상’으로 분쟁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9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외교장관)은 전날 중국 남부 하이난성 싼야에서 열린 제4회 ‘해양 협력과 거버넌스 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왕 주임은 “대화와 협상을 견지해 해양의 평화와 안녕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각국의 합리적인 우려를 중시하면서 대화를 통한 분쟁 해결과 협상을 통한 모순(문제) 해소를 견지하고, 위기 소통 메커니즘의 끊임없는 개선과 지역 안보 협력 강화로 기초가 튼튼하고 진정으로 항구적인 해양 안보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역사적으로 남겨진 해상 영토·권익 분쟁은 직접 당사자의 우호적인 협상으로 해결해야 하고, 해상에서 진영 대결과 제로섬 게임을 벌이는 것은 단호히 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들과 ‘남중국해 각 당사자 행위 선언’을 전면 이행하고, ‘남중국해 행위 준칙’을 조기에 타결해 평화롭고 안전한 남중국해 질서를 만들고자 한다”고 했다.

최근 중국이 해상 영유권 문제로 가장 자주 부딪치는 국가는 필리핀이다. 양국은 남중국해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黃岩島) 인근에서 분쟁을 벌여왔다. 미국은 중국이 남중국해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며 필리핀을 지원했다.

주로 해경 선박이 동원됐던 양국의 긴장은 지난달 필리핀이 미국·일본 등과 남중국해 합동 군사훈련을 한 뒤 중국이 해군·공군 병력을 투입하면서 고조되는 형국이다.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은 각국이 해안 370㎞ 구역 내에서 자연 자원에 대한 관할권을 지닌다고 명시하고 있는데, 스카보러 암초는 필리핀 본섬인 루손에서 서쪽으로 240㎞, 중국 하이난에서 900㎞가량 떨어진 곳에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긋고 이 안의 약 90% 영역이 자국 영해라고 주장해왔다. 2012년엔 영유권을 주장하며 스카버러 암초를 강제로 점거했다.

이에 필리핀은 국제상설재판소(PCA)에 소송을 제기했고, PCA는 중국의 영유권 주장이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지난 2016년 판결했지만, 중국은 이를 무시하고 있다.

왕 주임은 이날 “중국은 유엔(UN)을 핵심으로 하는 국제 시스템과 국제법을 기초로 하는 국제 질서를 굳게 지키면서 UN의 틀 안에서 해양 규칙 제정과 거버넌스 메커니즘 실행에 전면 참여하고 있고, ‘해양법에 관한 UN협약’ 등 국제 해양법을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만 그는 2016년 남중국해 판결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왕 주임은 “남중국해 중재 사건은 국제 해양 법치가 정치에 이용된 한 사례로, 지역 해양의 평화적 협력 환경을 악화시키고 공평과 정의의 기본적 가치를 훼손했다”며 “국제 사회의 경계와 저항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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