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뒤는 3.0%, 5년 뒤는 2.7%…연준 목표 2%보다 높아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이번 주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가운데, 1년 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수준에 대한 미국인들의 기대가 2년여만에 최저를 기록했다는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조사 결과가 나왔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폭스비즈니스에 따르면 뉴욕 연은의 11월 소비자 전망 설문조사 결과, 미국 소비자들의 1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중간값)은 3.4%로 집계돼 2021년 4월 이후 가장 낮았다.

9월 3.7%에서 10월 3.6%로 내려간 데 이어 2개월 연속 하락한 것이다. 이는 미국인들이 단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 둔화에 대해 낙관적이라는 의미다.

미국인들은 내년에 주택임대료·대학등록금·휘발유·식품 등 대다수 상품·서비스 가격이 내릴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미국인들은 3년 및 5년 뒤 인플레이션 수준에 대해서는 3%와 2.7%로 예상, 장기적으로는 물가 안정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봤다.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025년까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하는데, 미국인들은 5년 뒤에도 물가가 그보다 높을 것으로 본 것이다.

미국인들은 또 고용 상황은 나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12개월 내 실업 가능성 전망은 1%포인트 가까이 오른 13.6%, 실직 후 재취업 가능성 전망은 7개월 만에 최저인 55.2%였다.

해당 조사는 뉴욕 연은이 매달 미국 가정 1천300곳을 대상으로 진행하며, 인플레이션은 사람들의 기대에 따라 움직이는 측면이 있는 만큼 연준의 정책 대응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조사는 12일 11월 CPI 발표와 12∼1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발표됐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11월 CPI가 전월 대비로는 보합 수준을 기록하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3.1% 올라 전월(+3.2%)보다 소폭 내려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상단이 현재 5.5%에서 동결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99.8%에 이른다.

이밖에 경제분석업체 라이트슨 아이캡의 루 크랜들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내년 6월 FOMC 이후 이른바 '대차대조표 축소'라고 불리는 양적 긴축 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연준은 2020년 코로나19 확산 대응 과정에서 늘어난 유동성 회수를 위해 매월 950억 달러(약 125조원)가량을 긴축하고 있다.

bsch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