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아버지의 조언 “친구 같은 부모? 직무유기”
다독가인 그가 최근 15년간 쓴 독서노트만 6권. 이번 책은 노트를 본 출판사 대표 김민정 시인과 지난 1년간 여러 차례 만나 나눈 대화가 바탕이다. 손 감독의 말과 생각을 기본·가정·리더·부모·청소·독서·행복 등 13개의 키워드로 나눠 인터뷰 형태로 실었다. 이에 따르면, 그는 좋은 책은 세 번 읽는다. 매번 다른 색으로 밑줄을 긋고, 별표를 치고, 생각 거리를 메모한다. 그리고는 책을 버린다.
왜 버릴까. 신간에 담긴 문답에서 그는 “책을 산 건 난데 어느 순간 책이 나를 소유하고 있더라”라고 답했다. 또 “첫째는 제가 이런 책들을 읽었다고 자랑하는 거 같은 게 싫어서, 둘째는 수많은 책에 끼는 먼지를 감당할 수 없어서” 등을 구체적 이유로 꼽았다.
그는 손흥민 선수의 유소년 시절에 함께 처음 독일에 갔을 때는 독일 역사책을, 다시 영국으로 가서는 영국 역사책을 읽었단다. 정작 두 아들에겐 책 읽으란 말을 하지 않았단다. “가난만 대물림되는 게 아니라 부지런함이나 게으름도 대물림된다고 봐요. 아버지가 책을 읽는 모습, 선을 넘지 않고 사는 모습을 보면 알아서 읽겠지 했죠.” 다만 눈에 띈 내용을 메모해 책과 함께 머리맡에 둔 적은 있단다.
그는 “요즘 부모들이 아이들을 성공이나 부(富) 쪽으로 유도하는 ‘앞바라지’ 경향이 많다”며 그보다 “아이들의 재능과 개성을 찾아내고 살려내는 ‘뒷바라지’”를 강조했다. 두 아들 성장기에 여행 등을 경험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단다. 그는 신간에서 “흔히들 자식에게 친구 같은 부모가 되어줘야 한다고들 하는데 저는 그거 직무유기라고 본다”고 말했다. 습관적인 잘못을 고치는 것을 비롯해 “안 되는 건 안 된다고 끝끝내 말해줄 수 있는 건 부모뿐”이라면서다.
바쁜 그는 책 읽을 시간을 어떻게 낼까. “송나라 사람 구양수가 마상, 침상, 측상의 삼상을 얘기한 것처럼, 이동할 때, 화장실에서, 자기 전에죠.” ‘인생 책’을 추천해달라는 요청에는 “사람마다 책마다 ‘타격감’이 다르다”며 답을 피하다가 『사기』를 꼽았다.
이후남(hoon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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