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한인 커뮤니티에서 활약 중인 이선재 변호사는 이민, 이혼, 부동산 등 다양한 법률 분야에서 다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의뢰인 중심의 맞춤형 법률 서비스를 제공해오고 있다. 미국과 한국 양국의 문화와 언어에 익숙한 강점을 살려, 다양한 배경을 가진 고객들과 효과적으로 소통하며 신뢰를 쌓아온 그는 특히 어려운 이민 케이스와 가정법 사건에서 진심 어린 조력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법조인의 길을 선택하게 된 계기부터 커뮤니티를 위한 활동, 그리고 현장에서 체감하는 변화와 보람 있는 사례까지, 이선재 변호사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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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 배경 & 가치관]
Q. 어떻게 법조인의 길을 걷게 되셨나요? 특별한 계기가 있었는지요?
A. 저는 어릴 때부터 소통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소통에는 단순히 듣고 말하는 것을 넘어서, 말 사이의 의미를 읽고 말하지 않은 부분까지도 헤아리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전문적으로 상담하는 직업이 제 적성에 맞겠다고 느꼈고, 그중에서도 의뢰인과의 소통뿐 아니라 법원이나 상대 변호사와의 소통 역시 중요한 법조인이 제 길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Q. 한국인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한 법률 서비스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점은 무엇인가요?
A. 저는 1995년부터 미국에서 생활하며 한국과 미국의 언어와 문화를 모두 익혔고, 이 점을 강점으로 삼아 뉴욕 변호사가 되었습니다. 뉴욕의 한인 커뮤니티가 크다 보니 한국인 변호사의 역할이 필요한 상황도 다양합니다. 영어가 어려운 동포 분들도 계시고, 반대로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은 교포 분들이나 한국인 배우자 또는 사업 파트너와 함께하는 외국인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커뮤니티의 특성에 관계없이, 법률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의뢰인 중심의 접근이라고 생각합니다. 의뢰인이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있다면, 변호사가 조언을 드릴 수는 있지만, 궁극적인 선택은 의뢰인이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사건과 상황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고, 저는 법적 전문 용어보다는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설명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Q. 법률 서비스 외에도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계신 활동이 있으신가요?
A. 저는 현재 시민참여센터(Korean American Civic Empowerment)라는 비영리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단체는 한인 커뮤니티의 유권자 교육과 투표권 행사 촉진을 통해 더 적극적인 시민이 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저도 그 뜻에 공감하여 제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봉사 중입니다.
저는 시민참여센터의 이사이자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Legal Task Force 멤버로서 무료 법률 상담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정부의 PIP 프로그램 시행 당시에는 세미나 발표자로 나서기도 했고, 트럼프 정부의 이민 정책 변화에 대해서도 빠르게 분석해 안내해 왔습니다. 이 외에도 다른 비영리 단체와 협력해 가정폭력, 이혼 등 다양한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습니다. 또한 뉴욕변호사협회의 Pro Bono 위원회를 통해서도 무료 상담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업무 관련]
Q. 이혼, 부동산, 이민 중 가장 많이 다루는 분야는 어떤 것인가요?
A. 부동산 매매는 계절과 시장의 영향을 받지만 비교적 꾸준하게 의뢰가 들어오는 편이고, 이혼과 이민 중에서는 이혼 사건이 조금 더 많은 것 같습니다. 합의이혼은 비교적 접근이 쉬운 반면, 소송이혼처럼 법원 재판이 필요한 사건은 담당하는 한국인 변호사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Q. 최근 몇 년 사이에 부동산 관련 법률 문제는 어떤 식으로 변화했나요?
A. 제가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2015년 당시만 해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여파로 차압 소송이 여전히 많았습니다. 이후 COVID-19 시기를 지나며 혼란스러웠던 부동산 시장도 많이 안정화되었고, 관련 법 개정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법도 사회의 흐름에 맞춰 변하기 마련이기에, 시대의 변화와 그에 따른 법적 환경을 늘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습니다.
Q. 고객들과 일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사례를 소개해 주세요.
A. 특별히 까다로운 사건이 잘 해결되어 기뻐하시는 이민 고객들의 모습을 볼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예를 들어, 밀입국으로 신분이 없어 결혼 후에도 영주권을 받지 못하고 추방 재판을 받던 분의 사건이 8년 만에 마무리되어 영주권이 발급된 경우가 기억에 남습니다.
또 시민권자 아버지가 신분 없는 딸을 가족 초청으로 초대하는 과정에서, 인터뷰가 해외 영사관으로 배정되어 출국했다가 입국 금지 상태가 된 사례도 있었는데, 그 가족이 다시 미국에서 함께 지낼 수 있도록 도와드린 일도 기억에 남습니다.
이혼 상담을 하시는 분들 중에는 상담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고 말씀해 주시는 경우도 있어서, 그런 반응 하나하나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트럼프 정권 이후 변화]
Q.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이민 정책이 강화되었는데, 고객 문의나 사건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A. 정책 발표가 있을 때마다 불안한 마음으로 연락 주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본인뿐만 아니라 배우자나 주변 지인까지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변호사로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외부 요인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지하되, 걱정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고객에게는 현재 가능한 대응 방안을 안내드리고, 대안이 없을 경우에는 위험 요소를 정확히 설명해드리는 방식으로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Q. 지난 정권과 비교할 때 이민이나 비자 업무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무엇이었나요?
A. 분명 변화가 있었습니다. 최근 고객의 귀화 인터뷰에 동행했을 때, 예전 같으면 문제 삼지 않았을 부분까지 질문하거나 추가 자료를 요청하는 등, 이전보다 까다로운 절차가 체감되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정부 변화가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Q. 실제 사례 중 특히 어려웠던 사건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A. 트럼프 정부 시절의 정책 변화와 직접 연관된 사건은 아니지만, 바이든 정부 이전부터 시행된 Parole-in-Place (PIP) 제도를 통해 돕게 된 사례가 기억에 남습니다.
미군 남편과 결혼한 여성은 밀입국자 신분이었고, 추방 재판이 진행 중인 상태였습니다. 이민국 서류도 비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제출했기에 사건 진행 상황조차 제대로 파악할 수 없던 상황이었죠.
저는 우선 남편이 제출한 청원서의 상태를 확인하고, 지연 요인을 해결해 인터뷰를 주선한 뒤 동행했습니다. 이후 청원서가 승인되었지만, 여전히 추방 재판 중이던 상황이라 영주권 신청도 거절되었고, 관련 서류는 반송된 상태였습니다. 이에 저는 추방 재판을 행정적으로 종료시킨 뒤, 영주권 신청을 가능하게 하고, PIP 프로그램을 활용해 밀입국 문제를 해결, 마침내 영주권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민 사건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이민국과의 직접적인 연락도 쉽지 않아 확인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변호사의 경험과 노하우가 특히 중요한 분야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