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션 이적이 오늘(15일) 정오를 기해 3년 여 만에 정규 5집 앨범 '고독의 의미'를 발표한다.
이번 이적 5집은 세련되어 있으면서도 틀에 박히지 않은 곡의 진행과 멜로디가 압권이다. 신선함과 원숙함을 동시에 탑재한 이적은 2년여에 걸쳐 60여곡을 썼고, 그 중에서 20여곡을 1차적으로 선별, 편곡 작업을 하며 최종 10곡으로 추리는 과정을 거쳐 앨범이 완성됐다.
타이틀곡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은 발매전 모니터를 한 동료뮤지션들이 만장일치로 꼽은 곡이다. 특히 정재형이 노래를 듣고 울었다고 할 만큼 처연한 사랑의 노래다. 묵직하게 깔리는 피아노 사이로 이적의 목소리가 쓸쓸하게 흐르며 청자의 감정선을 자극한다. 사랑하는 이에게 버려진 상실감, 자책, 원망을 담은 가사를 쓰며 이적은 놀이공원에 버려진 아이의 얼굴을 떠올렸다고 한다. 올 겨울을 넘어 아주 오래 불리게 될 듯한 사랑의 노래라는 평가다.
Like Us on Facebook
이적은 "상투적으로 들리는 곡은 아무리 그럴 듯해도 모두 버렸다. 곡 자체가 펄떡펄떡 살아있어서 수없이 반복해도 힘이 떨어지지 않는 곡만을 선택했다."고 밝혀 기대감을 높였다.
정규앨범으로는 2010년의 '사랑' 앨범 이후 3년만이다. 그간 이적은 다양한 음악활동으로 대중과의 접점을 넓혀왔다. '무한도전 서해안 가요제'를 통해 유재석과 '처진 달팽이'를 결성, <압구정 날라리>와 <말하는 대로>를 히트시켰고,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의 음악감독을 맡았으며, 아이유에게 <삼촌>, 존박에게 <철부지>를 선사하는 등, 재능 있는 후배와의 협업을 통해 음악적 행보를 이어왔다.
또한 슈퍼스타K를 비롯한 수많은 오디션 프로에서 그의 명곡들이 재조명되어온 시간이기도 하다. 허각이 <하늘을 달리다>, 버스커버스커가 <정류장>, 박시환이 <그땐 미처 알지 못했지>를 부르며 원곡이 다시 차트 정상에 오르는 기현상이 일어나기도 했고, 심지어 <나는 가수다> 시즌1, 2를 통해 9명의 기성가수들이 그의 노래들을 선택해 부르는 기록을 남겼다.
이번 앨범에서 도드라지는 것은 역시 이적의 가사다. 쉬운 우리말로 심오한 감정의 소용돌이를 일으키는 그의 가사의 매력이 더욱 진해졌다는 평가다. 앨범 제목이 <고독의 의미>. 가슴 한 구석이 뻥 뚫려있는 사람들에게 때로는 슬픈 사랑이야기로, 때로는 뜨거운 인생이야기로 다가오는 이적의 가사는 역시 의미심장하다.
앨범 전반을 아우르는 사운드 역시 주목할 만하다. 3집, 4집에서 완전한 어쿠스틱 사운드를 구현했던 그는, 이번 앨범을 통해 어쿠스틱을 기본으로 그것을 둘러싼 절묘한 효과음과 디지털사운드를 배치, 또 하나의 새로운 세계를 창출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조화롭게 섞인 이번 앨범의 사운드는 혁신적이면서도 안정적이고, 놀랍도록 감성이 풍부하다.
10년간 함께 음악을 해 온 공동 편곡자 양시온도 제 역할을 톡톡히 했고, 이적의 연주를 뒷받침해 준 임헌일, 이주한, 정재일, 타이거JK, 정인의 조력도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간 가요 앨범에서 듣기 힘들었던 풍부한 질감의 사운드는 화제가 되기에 충분하다. 앨범 아트워크 역시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미술가 추종완 작가의 작품들을 디자이너 장성은이 자켓의 형식으로 담아내 기대감을 충족시켰다.
'시간을 견디는 음악'으로 사랑 받아온 뮤지션 이적. 유행을 타지 않는 음악, 시적인 가사, 말하듯 읊조리다 폭발적으로 터지는 가창력이 베어있는 이번 이적 5집 앨범 <고독의 의미>는 이적의 음악적 행보를 각인시키는 앨범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