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500만명 노후 생명줄 흔들린다
미국 은퇴자들의 대표적인 노후 안전망인 사회보장연금(Social Security)이 오는 2032년 재정 고갈 위기에 직면하면서 수혜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초당적 재정정책 싱크탱크인 책임있는 연방예산위원회(CRFB)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사회보장연금의 노령·유족보험(OASI) 신탁기금이 2032년 고갈될 경우 수혜자들의 연금 지급액은 법에 따라 일괄적으로 약 24% 삭감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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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FB는 현재 지급 수준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전국적으로 수혜자 1인당 월평균 약 500달러의 연금 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미국 은퇴 가구의 월 식료품 지출액보다 많은 규모다.
보고서에 따르면 삭감 규모는 주별로 차이를 보인다. 코네티컷주의 경우 월평균 556달러 감소로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며 뉴저지 554달러, 뉴햄프셔 553달러, 델라웨어 549달러, 메릴랜드 541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캘리포니아 역시 평균 490달러 안팎의 연금 감소가 예상된다.
CRFB는 특히 "어떤 주도 사회보장연금 고갈의 충격을 피할 수 없다(No State Spared)"며 경고했다. 실제로 미국 47개 주에서는 전체 인구의 15% 이상이 연금 삭감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베이비붐 세대의 대규모 은퇴와 기대수명 증가, 출산율 감소에 따른 노동인구 축소가 재정 악화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사회보장연금은 이미 수년 전부터 지출이 수입을 초과하는 구조에 들어서면서 신탁기금 적립금을 활용해 부족분을 메우고 있다.
미 의회예산국(CBO)도 올해 장기 재정전망에서 사회보장연금 노령·유족보험 신탁기금이 2032년 소진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금이 바닥나더라도 연금 지급이 완전히 중단되는 것은 아니지만, 현행법상 세입 범위 내에서만 지급이 가능해져 자동적인 급여 삭감이 불가피해진다.
이 같은 우려가 커지면서 워싱턴 정가에서도 대응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플로리다주의 거스 빌리라키스 연방하원의원은 최근 사회보장연금과 메디케어의 재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특별위원회 설치 법안을 재발의했다. 위원회는 재정 건전성 확보 방안을 마련해 의회에 권고안을 제출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위원회 설치가 개혁 논의를 지연시킬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사회보장연금 개혁 방안으로는 급여세 인상, 고소득층 과세 확대, 정년 연장, 급여 산식 조정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정치권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뚜렷한 해법은 나오지 않고 있다.
한인 사회 역시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사회보장연금은 은퇴한 한인 시니어들에게 가장 중요한 노후 소득원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특히 연금 의존도가 높은 저소득층 은퇴자들의 경우 지급액 감소가 현실화될 경우 생활 수준 하락은 물론 빈곤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재정 전문가들은 "사회보장연금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구조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 향후 지급액 조정은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은퇴를 앞둔 세대는 401(k), IRA, 개인연금 등 추가적인 노후 대비책을 함께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