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꽃중년 배우 조성하가 대한민국 중년가장들의 애환을 담아낸 연기변신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쫄딱 망한 중년남성 연기는 처음"이라는 조성하는 "매회 진정성을 담아내기 위해 극중 캐릭터처럼 고민, 또 고민이다"라는 애환을 고백했다.
KBS 2TV 주말드라마 '왕가네 식구들'(극본 문영남, 연출 진형욱, 제작 ㈜드림이앤엠)에서 맏사위 고민중역으로 열연중인 조성하.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부도를 맞았지만, 재기를 위해 친구가 하던 택배사업을 맡아 열심히 달리고 또 달리고 있다. 그러나 아내 왕수박(오현경)의 망연자실, 장모 이앙금(김해숙)의 타박, 무엇보다도 홀로되신 아버지 고지식(노주현)을 모실 수 없는 상황에 하루도 마음이 편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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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작품에서 주로 회장님, 사장님 역할을 많이 했다. 심지어 사극에서는 왕을 연기했다"며 부도 경험은 처음이라고 밝힌 조성하는 "새로운 연기 도전이라는 점에선 즐겁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명품 연기자로 인정을 받고 있는 조성하도 "역대 작품 중 대본연습과 연기연습을 가장 많이 했다"고 말할 정도로 고민중은 녹록치 않은 캐릭터. "고민중은 그간 연기했던 어떤 인물보다 훨씬 감정선이 다양하고 복잡한 캐릭터다. 또 대한민국 중년 남성들의 애환을 대변하고 있어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더욱 집중하게 된다"며 그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고민중처럼 나도 매일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다. 감정선의 출발점과 도착점의 고민은 언제나 현재 진행형이다"라고.
특히 '주먹밥 오열' 장면에선 죽을 뻔한(?) 후일담을 전했다. 고민중은 아버지에게 부도 사실을 처음 알리고 서울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오히려 아들을 걱정하며 주머니에 몰래 넣어준 꼬깃꼬깃한 쌈짓돈을 발견하고 오열했다. 아버지가 새벽부터 정성스레 싼 주먹밥을 꾸역꾸역 입에 넣으며 폭풍 눈물을 흘린 고민중의 밥알연기는 조성하의 폭발하는 감정연기가 단연 돋보였다.
조성하는 "밥알들이 입안에서 따로 놀아 밖으로 한 알 한 알 뱉어내기가 쉽지 않았다"며 "소품으로 준비된 주먹밥이 퍽퍽하고 질더라. 먹자마자 밥알들이 목구멍에 달라붙어 숨도 못 쉴 지경이었다"며 남모를 고충을 털어놓았다. 그래서일까. "주변에서 명장면이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라며 보람을 느꼈다고.
이어 택배 배송지를 찾아다니던 중 개에게 쫓겨 전봇대 위로 피신하는 장면에선, "전봇대에 빠르게 올라타기 위해 와이어를 매달았다. 주말드라마에서 와이어 액션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액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기도.
"앞으로 고민중과 왕수박의 행보는 예측불허다. 그러나 부부란게 고난을 함께 해야 더 단단해지는 것 아닌가. 그래서 우리 부부가 불행을 극복하는 과정이 너무나 기대되고 작가님의 대본이 기다려진다"는 조성하. 그러나 그의 고난은 사실상 이제부터다. 무시무시한 처월드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드림이앤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