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준비제도는 17일 기준금리를 사실상 제로 수준(0∼0.25%)으로 운용하는 초저금리 기조를 양적완화를 종료한 후에도 '상당 기간' 이어가기로 했다.
또 현재 월 250억 달러인 양적완화(QE) 규모를 다음 달부터 100억 달러 추가로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연준은 16일부터 이틀간 금융·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성명을 통해 이 같이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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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경제 지표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할 때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끝낸 뒤 상당기간 초저금리 기조를 이어가는 게 적절하다"고 밝혔다.
시장의 관심을 모았던 제로금리 기간과 관련해 '상당 기간'(for a considerable time)이란 문구를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이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따라서 연준이 '내년 중반'으로 제시해온 금리 인상 시점을 현 시점이나 현재의 고용·경기 추세에서라면 '내년 상반기' 등으로 서둘러 앞당기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상당 기간'이라는 말에 대한 기계적 해석이 없음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용어가 일정의 개념으로 이해된다는 걸 알고 있지만, 상당히 조건적이고, 위원회의 경기 판단과 연계돼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의 적절 시점에 대해 결론을 내릴 때 특정 자료에만 의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연준이 일단 금리 인상을 시작하면 그 속도는 지금까지의 예상보다 다소 `가속할' 전망이다.
FOMC 위원들이 점치는 향후 예상 금리의 중간값을 보면 내년 말 금리는 1.375%로 지난 6월 전망치보다 0.25%포인트, 또 2016년 말의 금리는 2.875%로 이전 전망보다 0.325%포인트 각각 높았다.
이날 FOMC 결정은 10명의 연준 위원 중 8명이 찬성한 가운데 이뤄졌고,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등 2명이 반대표를 행사했다. 플로서 총재는 "경제가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양적완화가 종료된 후 상당기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문구는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편, 연준은 월 250억 달러인 채권 매입 액수를 다음 달부터 100억 달러 추가로 줄이기로 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해 12월 FOMC 회의에서 월 850억 달러였던 3차 양적완화(QE3) 규모를 100억 달러 줄이는 테이퍼링(tapering·자산매입 축소)에 처음으로 착수했으며, 올해 들어서도 1월, 3월, 4월, 6월, 7월 회의에서 채권 매입액을 매번 100억 달러씩 줄였다.
따라서 이번까지 일곱 차례 회의 연속으로 양적완화 축소를 결정한 것이다.
연준은 10월 열리는 FOMC 회의에서 150억 달러를 마저 줄임으로써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완전히 종료할 예정이다.
연준이 시중 유동성을 확대하려 양적완화 정책을 통한 채권 매입으로 시중에 푼 돈은 그동안 4조4천200억 달러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