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원생들이 연방 학자금 대출 한도 축소로 등록금과 생활비를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민간 금융기관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연방정부가 대학원 과정별 대출 상한을 새로 설정하면서 학비가 높은 의학과 법학, 치의학 등 전문직 교육을 받는 학생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 대규모 예산·정책 법안에 따라 새 연방 학자금 대출 한도가 올해 가을부터 적용됐다. 새 제도에서는 전문직 학위 과정에 대한 연방 대출 한도가 20만 달러, 일반 대학원 과정은 10만 달러로 정해졌다. 이전에는 대학원생들이 학위 과정에 필요한 비용을 기준으로 연방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범위가 더 넓었다.
Like Us on Facebook
새로운 대출 제한은 부모가 자녀의 교육비를 마련하기 위해 이용하는 연방 대출에도 영향을 미친다. 신규 대출자의 평생 연방 학자금 대출 총한도는 25만7,500달러로 설정됐다. 대학원 등록금이 높은 학교에 다니거나 장기간 교육을 받아야 하는 학생들은 연방 대출만으로 학비를 충당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실제 학생들의 부담도 나타나고 있다. 뉴욕에서 의사 보조사 과정을 공부하는 클로이 프라보타는 새 대출 규정이 시행되는 과정에서 자신의 교육 과정이 더 높은 한도를 적용받는 전문직 프로그램에 해당하는지 불확실한 상황을 겪었다. 그는 첫 학기 등록금 일부를 연방 대출로 마련하고 나머지는 어머니를 공동 보증인으로 세워 민간 대출을 이용했다.
민간 학자금 대출 시장에서는 이미 수요 증가가 확인되고 있다. 온라인 금융기업 소파이(SoFi)는 3분기 학자금 대출 취급액이 29억 달러에 달해 전년 동기보다 거의 두 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민간 학자금 대출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샐리메이(Sallie Mae)도 대학원생 대출이 전년보다 119% 늘었다고 발표했다.
미국 아메리칸대학의 고등교육·경제연구센터는 새 제도가 완전히 시행되면 50만 명이 넘는 대출자가 연방정부 대출로 충당하지 못하는 연간 약 2만 달러를 다른 방식으로 마련해야 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특히 의학과 법학, 치의학처럼 교육 기간이 길고 등록금이 높은 과정에서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출 한도 축소가 과도한 차입을 억제하고 대학들이 등록금을 낮추도록 압박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일부 대학은 새 제도에 대응해 특정 프로그램의 비용을 낮추거나 장학금과 자체 대출 지원을 확대했다. 그러나 비판론자들은 대학이 단기간에 등록금을 크게 낮추기 어렵고, 결과적으로 저소득층 학생들의 전문직 진출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민간 대출은 연방 학자금 대출보다 신용 심사가 엄격하고 상환 조건이 다를 수 있다. 신용 이력이 부족하거나 공동 보증인을 구하기 어려운 학생은 필요한 금액을 빌리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교육비 부담을 줄이려는 정책이 오히려 가정의 경제력에 따라 고등교육 접근성을 차별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새 대출 제도가 대학 등록금 인하로 이어질지, 아니면 학생들의 민간 부채만 늘릴지는 앞으로 확인해야 할 과제다. 대학과 정부가 장학금과 교육비 조정, 대출 지원을 어떻게 마련하느냐에 따라 미국 고등교육의 접근성과 전문직 인력 양성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